李정부, 광복 80주년 맞아 첫 국민참여 행사국민대표 80명, 대통령에 임명장 수여하는 이례적 형식李 대통령 "국민이 국력의 원천" 강조, 국민주권 정부 기조 재확인'함께 잘 사는 나라',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 비전 제시문화·기업·과학기술인 지원 약속하며 혁신 의지 강조야당 지도부·전직 대통령 불참 속 통합 메시지 힘 빠져
  •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에서 국민 대표인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에서 국민 대표인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국민임명식 연설에서 "국민이 국력의 원천"이라며 국민주권을 강조했다. 

    광복과 민주화 투쟁을 소환해 국민의 희생과 힘을 되새기며 국정 비전으로 '함께 잘 사는 나라'와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를 제시했다. 이어 문화의 힘을 키우고 기업인과 과학기술인이 혁신에 전념할 수 있도록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 이미지를 연출하듯 국민에게 직접 임명장을 수여받는 이례적 형식은 화제성을 얻었지만, 상징정치에 치우쳐 지나친 정당성 부여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 이날 국민임명식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임명하는 장면이 연출된 이례적 형식으로 취임 후 첫 대규모 국민참여 행사다. 

    다만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임명한다'는 연출은 화제성이 컸지만, 다양한 의견을 가진 국민을 하나로 포장하는 과잉 상징주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행사에는 국가 주요 인사와 주한 외교단을 비롯해 정치·경제·문화·과학기술계 인사들이 참석했고 인터넷 사전 신청으로 선정된 국민 3500명이 현장을 채웠다.

    무대에는 나이·계층·성별을 고루 반영한 국민대표 80명이 올라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광복군 독립운동가 고(故) 목연욱 지사의 아들 목장균 씨,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이연수 NC AI 대표, 허가영 영화감독 등 각계 상징적 인물도 포함됐다. 
  • ▲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행사에서 80인의 국민대표들이 무대에 올라와 있다.ⓒ연합뉴스
    ▲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행사에서 80인의 국민대표들이 무대에 올라와 있다.ⓒ연합뉴스
    임명장은 국민대표가 대형 큐브에 차례로 거치하고 대통령 내외가 마지막 조각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명장을 받은 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국민만 믿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향해 직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은 수많은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국민이 늘 굳건히 일어서며 오늘의 민주주의와 경제 성취를 만들어왔다"며 "대한민국 국력의 원천은 언제나 국민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정 운영의 철학과 비전의 중심에 국민을 두겠다"며 줄곧 내세워온 '국민주권 정부' 기조를 다시 확인했다.

    또 "정든 학교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아이들, 마을이 아이들 웃음으로 넘치길 바라는 어르신들의 소망을 무겁게 받아안겠다"며 국민의 일상적 바람을 '함께 잘 사는 나라' 비전으로 연결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대성동 주민과 참사 유가족의 염원을 언급했고 "문화인과 스포츠 꿈나무들의 땀에 날개를 달아 높은 문화의 힘’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인들이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과학기술인들이 혁신에 몰두할 수 있도록 국가가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설의 마무리에서 이 대통령은 현재의 위기 국면을 언급했다.

    그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역경은 전례 없이 험준하지만 우리가 이겨낸 수많은 위기에 비하면 극복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라며 "하나된 힘으로 위기를 이겨내고 더 영광스러운 조국을 더 빛나게 물려주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21대 대통령 이재명은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향해 성큼성큼 직진하겠다"고 강조했다.
  • ▲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에는 대표 기업인들도 참석했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에는 대표 기업인들도 참석했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다만 이번 국민임명식은 전직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가 잇따라 불참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내세운 '국민 통합' 메시지가 퇴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고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배우자도 초청됐으나 건강상 사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야당 지도부 역시 참석하지 않았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광복절은 독립유공자의 날인데 대통령이 국민임명장을 받겠다고 하면 그들은 병풍밖에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도 불참을 알렸고,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박완수 경남지사 등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도 조국·윤미향 등 여권 인사들이 포함된 광복절 특별사면에 항의의 뜻을 밝히며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