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7천달러 규모 만기도래 부채상환 능력 없어2분기 적자전환으로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 제기"1970년대 카메라-필름 지배했으나 디지털 전환 실패로 경영 악화
  • ▲ 코닥의 필름 제품들. 250813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코닥의 필름 제품들. 250813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133년 역사의 카메라·필름 제조사 이스트먼 코닥이 재무 상황을 이유로 회사의 존속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USA투데이, 월스트리트저널(WSJ),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코닥은 11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회사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소개한 뒤 "이런 조건들이 계속기업으로서 코닥의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서류를 보면 코닥은 12개월 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4억7000만달러(약 6500억원)를 갖고 있지만, 현재 조건대로 상환기일이 됐을 때 부채를 상환할 약정된 자금조달방안이나 가용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코닥은 지난해 부채를 갚기 위해 퇴직연금제도를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5일까지 모든 연금 가입자에 대한 지급 의무 이행 방안을 확정하고 올해 12월까지 초과 현금 환수를 완료할 방침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초과 자산을 부채상환에 쓴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 계획을 통해 부채의 상당 부분을 상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닥은 또 올해 2분기에 적자로 돌아서며 순손실 2600만달러(약 359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2600만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반전한 것이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 2억6700만달러에서 2억6300만달러(약 3630억원)로 소폭 감소했다.

    코닥은 그러면서도 관세로 인한 중대한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메라와 잉크, 필름 등 제품 상당수가 미국에서 제조되기 때문이란 것이다.

    코닥의 설립자인 조지 이스트먼은 1888년 최초의 코닥 카메라를 25달러에 출시했다. 당시 사진 촬영은 전문기술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코닥은 "버튼만 누르면 나머지는 우리가 한다"는 슬로건을 앞세워 카메라를 대중화했다.

    코닥은 카메라와 필름을 팔면서 100여년간 번창했다. 1970년대에는 한때 미국에서 필름 시장의 90%, 카메라 시장의 85%를 차지했다.

    하지만 1975년 이 회사가 개발한 새 기술이 스스로를 왕좌에서 끌어내렸다. 바로 세계 최초의 디지털카메라였다.

    당시 경영진은 주력 사업인 필름 판매에 타격이 될 것을 우려해 디지털 기술을 상용화하지 않는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 이 결정은 회사의 몰락을 초래했고 다른 기업들이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선점하는 동안 코닥은 뒤처졌다.

    결국 코닥은 2012년 파산보호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상업용 인쇄와 특수 화학, 제약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했으나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는 못했다. 코닥은 지금도 영화업계 등 기업을 겨냥한 필름과 화학제품, 장비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코닥은 12일 CNN에 보낸 성명에서 만기도래 전 약정된 대출의 상당 부분을 상환하고 나머지 부채는 조건을 수정하거나 연장 또는 차환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