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회담 앞두고 트럼프와 화상회의젤렌스키 "트럼프, 회담 결과 알려주기로…영토 양보 불가"마크롱 "3자회담, 유럽서 개최하길"…EU 상임의장 "우크라 빼곤 협상 안 돼"
  • ▲ 유럽 정상 화상회의. 250813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유럽 정상 화상회의. 250813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미·러 정상회담을 앞둔 13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전쟁 휴전조건을 제시하고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3자회담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주요 유럽 정상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화상회의를 갖고 우크라이나전쟁 종식에 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미군기지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번 화상회의를 주도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화상회의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우린 후속 회담이 진행될 경우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협상 테이블에 있어야 한다고 확실하게 말했다"면서 "협상은 올바른 순서대로 진행되어야 하며 시작은 휴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영토 문제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러시아의 점령에 대한 법적 인정은 논의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협상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안전보장이 포함돼야 하고, 대서양 동맹 전략의 일부여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장기적으로 서방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만약 알래스카 회담에서 러시아가 진전이 없다면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를 향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과 모든 유럽 동료에게 푸틴 대통령이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며 "푸틴 대통령은 알래스카 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선 전역에 압박을 가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휴전이 (미국과 러시아의 알래스카 회담에서) 최우선 과제여야 한다"며 "신뢰할 수 있는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영토 양보 문제와 관련해 "헌법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내 입장도 바꿀 수 없다"면서 기존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가입에 러시아가 거부권을 부여받아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 관련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를 제외해선 안 된다"면서 3국 정상회담을 원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내용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화상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회담에서 미국이 휴전을 원한다는 걸 분명히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영토는 협상할 수 없으며 오직 우크라이나 대통령만이 협상할 수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3자회담을 확보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며 "우린 (3자회담이) 모든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중립국인 유럽에서 개최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우크라이나 문제는 우크라이나를 빼고는 누구도 협상할 수 없다는 데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이 이날 유럽과 중동을 포함한 3자회담 장소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의는 미·러 정상의 휴전 논의에서 '패싱'을 우려한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협상의 전제조건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핀란드·폴란드·우크라이나 정상과 EU 집행위원장, EU 정상회의 상임위원장, 나토 사무총장은 1시간 먼저 만나 의견을 조율한 뒤 트럼프 대통령,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