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회담장소 급히 물색 끝에 … 美공군기지서 만난다

오는 15일(현지시각)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장소는 알래스카의 미국 공군기지로 낙점됐다.

12일 CNN은 미·러 정상회담이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미국 공군기지에서 열린다고 보도했다.

여름철 관광 성수기인 탓에 알래스카에 정상회담 개최지가 마땅치 않고 보안 요건을 충족하려면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 기지가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CNN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 정부는 앞서 오랜 조율 끝에 정상회담 장소를 알래스카로 정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023년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기 때문에 회담 개최 장소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후문이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은 냉전 시대부터 중립국인 스위스 제네바나 오스트리아 빈을 회담 장소로 삼았다. 하지만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ICC 회원국으로 체포 영장 집행 의무가 있어 러시아가 이 곳에서의 회담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를 제안했으나,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3개월 만에 중동으로 다시 먼 길을 이동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UAE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조율 막판에 두 정상과 모두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헝가리가 유력한 개최국으로 거론됐지만, 결국 개최지는 알래스카로 최종 결정됐다.

미국 측은 한때 러시아 제국의 영토였던 알래스카로 푸틴 대통령이 방문하겠다고 동의한 데 대해 기뻐하면서도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알래스카가 오히려 러시아에 더 유리한 장소라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자국 영토로 초대하는 입장인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 압박을 느낄 수 있고,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유리한 협상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