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격노한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 배석그동안 '尹 격노' 부인하던 조태용, 입 열지 주목특검, 尹 사건 이첩 보류 직접 지시했는지 조사
  • ▲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전 국가정보원장). ⓒ뉴데일리DB
    ▲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전 국가정보원장). ⓒ뉴데일리DB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오는 29일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특검이 지난 11일 조 전 원장 자택을 압수 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지 17일 만으로, 윗선 개입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셈이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28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내일 오전 9시 30분 조 전 실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조 전 실장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했다"며 "채상병 수사 결과가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됐는지,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 받은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고, 누구에게 어떤 지시를 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실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 국가안보실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혐의자에 포함됐다는 보고를 받고 크게 화를 낸 뒤, 조 전 실장과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만을 남긴 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첩 보류와 언론 브리핑 취소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바 'VIP 격노설'의 핵심 내용이다.

    또한 조 전 실장은 해병대 수사단이 사건 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8월 2일에도 이 전 장관과 통화한 기록이 있어, 수사자료 회수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검은 조 전 실장을 상대로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전화로 질책했는지, 사건 이첩 보류와 임 전 사단장 혐의자 제외를 직접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을 계획이다.

    문제의 대통령실 회의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이충면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 등 7명이 참석한 것으로 특검은 파악 중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김태효 이충면·왕윤종 전 비서관 등 3명이 특검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지난 2년간의 침묵을 깨고 당시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조 전 원장은 그간 국회 등에서 'VIP 격노'에 대해 부인해 왔다.

    특검은 이날 조 전 실장 외에도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에는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박 전 보좌관은 수사 결과 최초 보고가 이뤄진 7월 30일 회의에 참석한 인물로, 이튿날 언론 브리핑이 돌연 취소되고 경찰 이첩이 보류되는 과정에서 이 전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과 긴밀히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보좌관은 현재 참고인 신분이지만 향후 수사에 따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아울러 특검은 이날 오후 2시 허태근 전 국방정책실장을 재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 25일 한차례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던 허 전 실장에 대해 이번에는 이른바 '괴문서'로 불리는 국방부 문건의 작성·보고 경위 등에 대해 물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