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보도…"韓, 15% 관세 목표로 항공기-농산물 검토""대미투자펀드, 美·日 합의와 유사…일본 車와 경쟁하는 韓에 부담"
  • ▲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250701 ⓒ뉴시스
    ▲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250701 ⓒ뉴시스
    한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를 포함한 통상협상에서 미국에 투자하는 펀드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각)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는 일본이 전날 미국과 무역합의를 체결한 방식과 유사한 것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미·일 무역합의를 보면 일본은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5500억달러(약 759조원)의 대미(對美) 투자를 약속했다.

    일본산 제품의 미국 수출관세율 15%는 자동차에도 적용된다.

    규모는 명확하지 않지만, 미국은 한국에 수백억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요구했다고 한다. 다만 협상은 아직 유동적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특히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은 한국과의 협의 과정에 대미 투자액으로 4000억달러(약 548조원)를 제안했다고 한 소식통은 밝혔다.

    이는 애초 미국이 일본에 제시한 것과 같은 금액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대표단과의 막판 협상에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드에 쓰여 있던 4000억달러 숫자를 마커로 긋고 그 위에 5000억달러를 적어 넣은 장면이 포착된 바 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일본의 대미 투자금액을 5500억달러라고 발표했다.

    무엇보다 한국과의 협상은 자동차를 포함해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으며 일본이 보잉 항공기와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구매한 것처럼 한국도 핵심 분야에서의 추가 구매 약속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백악관과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논평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블룸버그는 아울러 일본이 미국과 자동차를 포함한 관세율을 15%로 인하한 무역합의를 이룬 것이 한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일본과 유사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글로벌 자동차 판매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윌리엄 추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이(미·일 합의)는 한국에 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만약 15%로 관세율을 인하할 수 있다면 기쁠 것이지만, 일본과는 다른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역시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 "현재 독일 자동차는 일본 자동차에 비해 불리해졌다. 독일에 25%의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현대자동차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현대차는 3월 조지아 공장의 생산 확대와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을 포함한 210억달러 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