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비자 도입에 필요한 법제화 노력 없어의회 입법 없이 대통령이 새 비자 만들기는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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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3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매미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골드카드' 견본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만달러(약 68억원)에 미국의 영주권을 판매하는 이른바 '골드카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법제화 노력은 하지 않고 있어 이 제도가 현실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월 기존의 투자이민 'EB-5' 비자 제도를 없애고 골드카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기자들에게 황금색 견본을 보여주며 "앞으로 약 2주 안에" 실물 카드가 나온다고 예고했다.백악관은 지난 달, 골드카드 구매신청 대기 사이트를 개설했다.그러나 골드카드 비자 제도가 실제로 시행될지 여부도 불확실한데다, 시행된다 하더라도 원활한 운영에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이민 전문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들은 의회 입법 없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새 비자 유형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외국인이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쉽게 취득할 수 있는 경로를 새로 만들어주는 방안에 공화당 의원들 상당수가 부정적인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골드카드가 대체하게 되는 기존 EB-5 비자를 이미 신청한 사람들의 자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문제다. EB-5 비자의 연간 할당 정원이 1만명인 데 비해 기존 신청자가 이미 많이 밀려 있다. 만약 현행 EB-5 비자 제도가 폐지돼, 대기 중이던 기존 신청자들을 제치고 골드카드 신청자들이 비자를 우선해서 받게 된다면 법적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변호사들의 지적이다.현행 EB-5 비자로 미국 영주권을 얻기 위해 내야 하는 투자금은 105만달러(14억3500만원) 혹은 80만달러(10억9400만원)이다.미국의 비자 유형 자격 조건은 1990년 법으로 정해진 이래 변하지 않았다.미국 정부가 이미 비자를 신청한 사람들의 자격을 무효화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설명이다.트럼프 행정부가 무리해서 무효화를 시도하더라도 피소가 불가피하며 그럴 경우 정부 패소가 거의 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트럼프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골드카드 비자에 대해 다소 과장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트닉 장관은 앞서 3월 한 팟캐스트에서 골드카드 영주권 판매로 미국의 연방정부 적자 1조3000억달러(1800조원)를 메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36조달러(4경9000억원)에 이르는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전체를 다 갚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언급된 목표 금액을 달성하려면 골드카드 판매 건수가 연간 26만건, 총 720만건이 돼야 하는데 이런 수요 전망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발급된 EB-5 비자 건수는 약 1만4000건에 그쳤다.한편, FT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기준 미국 상무부가 개설한 골드카드 신청 인터넷 사이트에 대기 등록한 외국인이 6만8703명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