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베트남 외에 합의 가능한 몇 가지 거래 기대""협상, 너무 구체적…하루에 10개국씩 관세 통보 서한 예정""단순한 거래 원해"…상호관세 유예 만료 앞두고 각국에 '합의' 압박
  •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기에 앞서 요청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250703 AFP=연합뉴스.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기에 앞서 요청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250703 AFP=연합뉴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유예조치 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4일(현지시각)부터 세계 각국에 관세율을 통보하는 서한을 보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기에 앞서 "아마도 내일부터 하루에 약 10개국씩, 여러 나라에 미국과 사업을 하기 위해 얼마를 지급해야 할지에 대한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베트남 외에도 무역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몇 가지 거래들이 있다"면서도 "내 성향(inclination)은 그냥 서한을 보내서 그들이 어떤 관세를 내게 될지 통보하는 것이다. 그게 훨씬 쉽다"고 주장했다.

    그는 "170개가 넘는 국가들이 있는데, 그중에 얼마나 많은 합의를 이룰 수 있겠냐"며 "좋은 합의를 이룰 수도 있지만, 그것은 훨씬 복잡하다. 차라리 '이게 당신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내야 할 금액입니다'라는 편지를 보내고 싶다. 그게 잘 받아들여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은 다들 구체적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소고기는, 에탄올은' 이런 식"이라며 "난 차라리 유지하고 통제할 수 있는 단순한 거래를 하고 싶다. '당신들은 20%, 또는 25% 또는 30% 관세를 내야 한다' 이런 식"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월2일 57개국에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10%의 기본 상호관세는 4월5일부터, 국가별로 차등한 상호관세는 9일부터 발효했다.

    그러나 9일 상호관세 발효 13시간만인 당일 오후 10% 기본관세만 남기고 모두 90일간 유예(중국 제외)한 뒤 각국과 관세율, 무역균형, 비관세 장벽 철폐 등을 둘러싼 무역협상을 진행해왔다.

    현재까지 발표된 무역합의는 영국과 베트남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무역협상 대신, 각국에 일방적으로 관세율을 통보하는 '서한' 방식을 선호한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우린 만날 필요가 없다. 우린 모든 숫자를 갖고 있다"며 "(서한 발송은) 무역협상의 끝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막판 유예 연장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에 미국과의 협상을 서두를 것을 촉구하는 압박성 메시지로 해석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에 대해 "꽤 긴 통화였다"며 "이란을 포함해 많은 얘기를 나눴고, 우크라이나전쟁에 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전쟁과 관련해 "만족스럽지 않다"며 "오늘 어떠한 진전도 이루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무기 지원 등을 멈춘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그러지 않았다"며 "우린 무기를 지원하고 있고, 아주 많은 무기를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린 그들과 협력하고 있고 그들을 돕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은 우리나라를 비우면서까지 그들에게 무기를 줬고, 우린 우리를 위해 충분한 수준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폴리티코는 미국 국방부가 무기비축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과 정밀 포탄, 헬파이어 미사일 등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과 핵 협상에 대해서는 "지켜보자"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다음 주 이란과 직접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는 대단한 협상가이고, 이란은 정말로 대화하고 싶어한다"며 "우린 그들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고, 그들이 다시 국가가 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만약 필요하다면 내가 그렇게 할 것"이라며 "(우선은) 스티브 특사가 매우 관여하고 있고, 그는 훌륭히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