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美, 이란 폭격으로 北 CVID 물 건너간 듯""북미대화 가능성은 배제 못해…APEC 계기로 성사 가능성"
  • ▲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연합뉴스
    ▲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연합뉴스
    최근 미국이 감행한 이란 핵시설 폭격의 대가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주장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 연구소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의 대이란 공습이 북한·중국·러시아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미국의 대(對)이란 공습의 대가 중 하나는 북한의 CVID가 기본적으로 끝장난 것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란이 받은 타격처럼 미국의 벙커버스터 10여 기가 북한에 떨어지는 상황을 상정할 때 핵무기가 이를 막아줄 것이라고 여길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자신들이 핵무장이라는 '올바른 길'을 택했다 여길 것이라고 차 석좌는 진단했다.

    차 석좌는 또한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실질적으로 북미협상 재개를 유도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의 벙커버스터 공격을 피할 목적으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북미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북한의 대(對)러시아 무기 제공, 이란 우라늄 농축시설 재건 지원 등을 막기 위해 북한과의 협상에 나설 유인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차 석좌는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면 그가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려 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재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력 갈등이 북한을 일종의 '키맨'으로 만들고 있는 상황이기에 미국이 대화에 나서려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차 석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북한이 지원하면서 북러가 밀착한 상황이 한반도 뿐 아니라 중동 등 타 지역 안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 지원의 대가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많은 것을 얻게 되면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약해졌고, 앞으로 북한이 이란에 도움을 주려 나설 경우 중동에도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