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서 이틀간 2차 고위급 회담20시간 만에 이행 프레임워크 합의 도달美 "희토류 수출제한 해제되는 결과 나오길"中 매체 "인위적 철책 제거해야 윈윈 솔루션 찾을 수 있어"
  • ▲ 영국 런던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좌)과 허리핑 중국 부총리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50609 신화/뉴시스. ⓒ뉴시스
    ▲ 영국 런던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좌)과 허리핑 중국 부총리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50609 신화/뉴시스. ⓒ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영국 런던에서 이틀간 진행한 2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 1차 회담에서의 합의를 이행할 프레임워크를 도출하는 데 합의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승인하면 시행될 예정으로, 세계 1·2위 경제대국간의 무역·통상 마찰을 줄이고 전세계 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닻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10일(현지시각) 중국과의 무역협상 후 취재진에게 "중국과 제네바 합의와 양국 정상간 통화 내용을 이행할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AF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루트닉 장관은 또 이번 프레임워크가 제네바 합의에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국의 핵심광물·희토류 수출통제 및 최근 도입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제한조치가 해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트닉 장관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의회 청문회 일정으로 조기 귀국한 뒤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끌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측 대표 중 한 명인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장관급) 겸 부부장도 취재진에 "미·중 양국 대표단이 이틀간의 회담 끝에 5일 양국 정상간 전화통화와 제네바 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를 위한 프레임워크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국은 전문적이고 이성적이며 심도 있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했다"면서 "이번 진전이 양국간 신뢰 증진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세계 경제 발전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고위급 무역회담에서 향후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90일간 서로 관세를 115%P씩 대폭 낮추기로 했으며 중국은 미국이 4월2일 발표한 상호관세에 대응해 시행한 희토류 수출통제 등 비(非)관세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측은 이후 모두 상대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및 핵심광물 수출통제를 지속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고, 중국은 미국이 반도체 등 핵심기술 수출을 제한하고 중국인 미국 유학생 비자 취소 등의 조처를 문제 삼았다.

    이로 인해 양국의 이후 협상은 교착됐고, 5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통화하면서 이번 런던에서의 2차 회담이 성사됐다.
  • ▲ 미국-중국 무역갈등.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 미국-중국 무역갈등.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전날부터 진행된 미·중 회담은 양국이 서로에게 제기한 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프레임워크의 세부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양국은 이틀간 20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일단 합의점을 찾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프레임워크는 양국 정상이 승인하면 곧바로 시행될 전망이다.

    루트닉 장관은 "이 아이디어는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하고 승인을 얻은 뒤, 그들(중국)은 시 주석과 논의하고 승인을 받은 뒤 해당 프레임워크를 실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희토류가 공급되지 않았을 때 미국이 취한 여러 조치가 있었다"며 "그 조치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균형 있는 방식으로 해제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트닉 장관이 언급한 미국이 취한 여러 조치는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기 엔진 부품, 화학 및 원자력 소재 등에 대한 대중(對中) 수출통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이날 2차 고위급 협상을 마무리했지만, 필요하다면 앞으로 계속 소통할 계획이다.

    미국 측 대표단 일원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취재진에 "다른 회담이 예정돼 있진 않지만, 지속해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며 "협상 일정의 연장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미·중간 무역갈등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그대로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WSJ은 이날 합의를 두고 "기존의 긴장 완화(제네바 합의) 이후 최근 몇주간 고조한 무역전쟁의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합의된 프레임워크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바오젠윈 중국런민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도 "구조적 무역갈등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전략적 인내심을 유지하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사설 격인 '종성(鍾聲)'에서 미국의 무역장벽 제거를 촉구하기도 했다.

    인민일보는 "높은 장벽이 있는 좁은 마당과 사슬의 분리와 단절은 경제법칙을 위반하고 양국 기업간의 정상적인 경제·무역 교류를 저해한다"면서 "평등한 협상과 실무적 협력을 통해 양국이 상호 이익이 되는 윈윈 솔루션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