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일렉링크, 최근 신임 대표에 류영준 내정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 정식발령 예정과거 카카오페이 상장 40일만에 470억 매각당시 이재명 대통령도 "도덕적 해이" 질타
  • ▲ 470억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류 대표가 최근 SK일렉링크 신임 대표에 내정됐다. ⓒChat GPT 합성
    ▲ 470억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류 대표가 최근 SK일렉링크 신임 대표에 내정됐다. ⓒChat GPT 합성
    “그가 다시 돌아오는군요”, “영입할 사람이 그렇게 없는건가요?”, “그때 한몫 챙기려고 카카오페이 IPO를 한 거죠.”, “욕은 먹더라도 수백억원 챙기고 떠난 그가 승리자네요.”

    최근 SK일렉링크 신임 대표에 내정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이하 류 대표)에 대한 반응들이다. 류 대표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에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식 발령이 날 예정이다. 

    SK일렉링크는 지난달 29일 보도자료에서 류 대표에 대해 삼성SDS, 카카오, 카카오페이 등 주요 기업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변화와 도약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류 대표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오히려 과거 ‘470억원 먹튀’ 사건으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하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21년 11월 3일, 카카오페이는 코스피에 상장됐으며, 같은 해 12월 10일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됐다. 그런데 공교롭게 그날 류 대표 등 경영진 8명은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주식을 대량 매각했다. 

    특히 류 대표는 23만주를 매도했으며, 매각 금액은 470억원, 차익은 457억원에 달했다. 이 행위가 가져온 ‘사회적 파장’은 매우 컸다. 상장한 지 한 달 정도 지나서 대규모 매도를 한 것에 대해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류 대표의 대량 매도는 회사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그널을 주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주주는 물론 카카오페이 직원들도 큰 손실을 입어야했다. 류 대표가 매각할 때 카카오페이 주가는 2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3만~4만원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 ▲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상장 후 한 달 정도 지나 대규모 매도를 하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을 일으켰다. ⓒ카카오페이
    ▲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상장 후 한 달 정도 지나 대규모 매도를 하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을 일으켰다. ⓒ카카오페이
    게다가 이 사태로 인해 그를 중용한 김범수 의장의 리더십이 큰 타격을 입었으며, IPO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이때의 여파 때문인지 카카오그룹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3년이 지난 지금도 상장을 하지 못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SNS에 “류 대표와 임원 8명이 카카오페이 상장 직후 스톡옵션 매각으로 87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면서 “그 직후 주가는 30%가 급락했고 고스란히 피해는 182만 소액주주에게 전가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류 대표의 대량 매도 행위가 상장된 지 한 달 만에, 그것도 코스피200 지수 입성 직후라는 점을 들어 경영진으로써 주주 보호보다 매각 차익 극대화에 골몰했다고 질타를 가했다. 

    이재명 정부가 상법 개정안 통과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소액주주 권익 강화 등의 내용은 류 대표의 먹튀 논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K일렉링크 측에서는 류 대표 내정 이유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SK일렉링크가 최근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거래가 종결되면 글로벌 사모펀드인 앵커에퀴티파트너스가 6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른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앵커에쿼티퍼트너스는 지난 2020년 카카오뱅크에 2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현재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지분 12%를 보유하며 2대 주주에 오를 정도로 카카오그룹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SK일렉트릭 측은 류 대표에 대해 기술, 고객 경험, 플랫폼 전략 전반에 대한 이해와 실행력을 갖췄으며,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를 상장할 때 “누구에게나 이로운 금융을 만들겠다”고 해놓고 혼자, 또는 경영진에만 이로운 행동을 했던 그가 적임자인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