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AI 인프라 최대 수혜" 엔비디아 주가 또 4% 이상 상승 … 시총 1위 눈앞

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또다시 4% 넘게 오르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14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4.16% 오른 135.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5.6% 상승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3일간 10% 이상 큰 폭으로 오르며 130달러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이날 종가는 2월20일 140.10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연초대비 0.78% 오르면서 올 들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시총도 3조3020억달러로 불어나며 이날 0.28% 내린 애플을 제치고 시총 2위로 올라섰다. 주가가 0.85% 오른 시총 1위 마이크로소프트(MS, 3조3660억달러)와는 2% 차이다.

엔비디아의 연이은 주가 상승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AI기업 휴메인에 최신 AI 칩을 대규모 공급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전날 자사의 최신 AI 칩 중 하나인 GB300 블랙웰 칩을 휴메인에 1만8000개 이상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칩은 사우디 내에 건립되는 500㎿(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에 탑재될 예정이다.

휴메인은 사우디 국부펀드 소유로, AI 모델 개발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뿐만 아니라 이 기업은 장기적으로 수십만개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도입할 계획이어서 엔비디아가 공급하는 AI 칩은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아랍에미리트(UAE)가 엔비디아의 칩을 100만개 이상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것도 엔비디아 주가 급등에 일조했다.

미국의 유력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엔비디아와 AMD가 사우디의 최근 AI 인프라 계약으로부터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MD도 휴메인에 AI 칩을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증권사 번스타인의 분석가 스테이시 래스곤도 "이 소식은 AI 하드웨어에 대한 수요의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우린 이제 사우디가 지역 및 글로벌 AI 허브로 자리매김하려고 시도함에 따라 많은 돈을 지출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또 다른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며 "이는 AI 자본지출 지속가능성에 대해 걱정하는 투자자들을 우려를 일거에 불식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벡 아리야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가는 이에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150달러에서 16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AMD 주가도 이날 4.68% 오른 117.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2월4일 119.50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AMD는 휴메인에 AI 칩 공급에 더해 이날 60억달러(8조454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AMD는 이날 이사회로부터 이 같은 자사주 매입 계획에 대해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매입 규모 40억달러(5조6360억원)보다 확대된 것으로, 기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에 추가된 것이라고 AMD는 설명했다.

리사 수 CEO는 성명에서 "이번 자사주 매입 확대는 AMD의 전략적 방향성과 성장 가능성 그리고 강력한 현금흐름을 지속해서 창출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이사회의 신뢰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AMD는 1분기 매출 74억4000만달러, 주당순이익 0.94달러를 기록해 시장예상치를 웃돌았다.

이에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비벡 아리야 분석가는 AMD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0달러 올린 13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이날 0.60% 상승한 가운데 엔비디아와 AMD 주가 상승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 주가는 0.13% 내렸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대만 TSMC와 퀄컴 주가는 각각 0.40%와 1.08% 오르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