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 사실상 단절…中기업들, 동남아·유럽으로 눈 돌려 선전
  • ▲ 중국 수출항.ⓒ연합뉴스.
    ▲ 중국 수출항.ⓒ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와중에도 중국의 수출이 예상을 크게 웃돌며 '깜짝 증가'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 4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해 3156억9000만 달러(약 442조6000억원)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로이터(1.9%)와 블룸버그(2.0%)의 예상치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반면 수입은 0.2% 줄어든 2195억1000만 달러(약 308조원)로 집계됐다. 로이터 전망치(-5.9%)보다는 감소폭이 작았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 3월(12.4%)보다는 둔화됐지만, 이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를 앞두고 중국 기업들이 미리 수출 물량을 쏟아낸 '밀어내기 출하'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4월 무역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으며, 무역수지는 961억8000만 달러(약 135조원) 흑자를 기록했다. 위안화 기준으로는 무역총액이 5.6%, 수출이 9.3%, 수입이 0.8% 각각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이 상당수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145%에 이르는 고율 추가 관세를 부과한 상황에서도 중국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중국 역시 미국산 제품에 125%의 보복 관세를 매기며 양국 간 무역은 사실상 ‘단절’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 여파로 중국의 대미 수출은 3월 401억달러에서 4월 330억달러로 17.6% 급감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은 발 빠르게 동남아, 유럽 등 새로운 수출처를 찾아 나섰다. 실제로 미국행 수출은 21% 줄었지만, 아세안(21%)과 EU(8%)로의 수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1~4월 누적으로 보면, 동남아(11.5%), 라틴아메리카(11.5%), 인도(16%), 아프리카(15%) 등 신흥 시장으로의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실적은 고관세 여파의 초기 충격만 반영된 수준"이라며 "5월부터는 관세 충격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관세 피해는 4월 무역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다만, 앞으로 몇 달간 무역 데이터가 점차 약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수출 급증은) 부분적으로 다른 국가에 대한 수출 때문일 수 있고, 관세가 발표되기 전 체결한 무역 계약 때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