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 창작…7~1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강수진 단장,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1999년 동양인 최초로 수상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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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발레단 '카멜리아 레이디' 공연 사진.ⓒ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이 7∼1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아시아 발레단 최초로 '카멜리아 레이디' 전막 공연을 펼친다.'카멜리아 레이디'는 '발레계의 교황'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86)가 1978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을 위해 처음 안무했다. 노이마이어는 1973~2024년 함부르크발레 단장 겸 상임안무가로 활동해 140여 작품을 창작했다.그는 "단순히 재현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작품으로 재창조해야 살아 숨쉬고 가치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움직이는 박물관일 뿐"이라며 "무용수들의 특징을 파악해서 현재 우리 모두에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자신의 안무작을 쉽게 다른 발레단에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지난해 5월 '인어공주'에 이어 두 번째로 국립발레단에 허락했다. 이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시절 호흡을 맞춘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과의 오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특히, 강수진 단장은 이 작품으로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1999년 동양인 최초로 수상했다. 강 단장은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카멜리아 레이디'의 오랜 파트너였던 마레인 라데마커를 초청해 연습 때마다 직접 시범을 보이며 단원들을 지도하는 등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
- ▲ 국립발레단 '카멜리아 레이디' 공연 사진.ⓒ국립발레단
강 단장은 "저에게 매우 특별한 '카멜리아 레이디'는 인간이 가진 사랑과 희생, 내면의 깊은 감정을 발레로 풀어낸 작품이다. 모든 동작을 매 순간 정직하고 솔직하게, 진심을 다해 춰야만 깊은 감동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다. 제가 느꼈던 바를 후배 단원들에게 알려주고자 했다"고 말했다.노이마이어는 발레를 통해 문학적 서사를 재구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카멜리아 레이디'는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1824~1895)의 소설 '춘희'가 원작이다. 사교계의 코르티잔(상류층 남성과 계약을 맺고 부유한 생활을 보장받는 대가로 쾌락을 제공하는 여성) 마르그리트와 젊은 귀족 아르망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하게 다룬다."많은 작품을 감동있게 읽다 보면 감정적·즉각적으로 발레로 만들 수 있겠다는 감이 온다. '카멜리아 레이디'는 19세기 고전 발레와 다른 새로운 형식의 전막 발레를 찾고 있는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원작 소설이 현실, 비전, 캐릭터 등의 시점이 겹쳐지면서 한 편의 영화같다고 생각했고, 이 이야기를 무언어 형태의 예술로 만들고 싶었다. 다양한 등장인물의 시각을 담아 깊이감이 느껴지도록 완성했다."19세기 파리의 사교계를 재현한 화려한 의상과 무대미술,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1810~1849)의 녹턴·폴로네즈·피아노 협주곡 등을 사용해 두 주인공의 감정을 극대화했다.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이 선보이는 3번의 파드되(2인무)는 명장면으로 손꼽힌다.노이마이어는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음악을 사용할 생각이었지만 가사가 없는 오페라처럼 느껴졌다. 젊은 피아니스트의 제안으로 쇼팽 음악을 들었는데, 바로 '이거다'라고 싶었다"며 "주인공 2명에게만 의존하지 않는다. 10명의 캐릭터가 균형을 잡고 기술적·감정적으로 같은 선상에 서야 하는 작품이다. 원작을 모르는 관객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