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치매 환자 보유 자산 첫 전수조사 … GDP의 6.4% 규모2050년엔 488조 원까지 급증 전망 … 자산 동결로 투자·소비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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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들이 보유한 자산이 총 15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3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6.4%에 해당하는 규모로 앞으로도 계속 증가해 2050년에는 48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치매 머니'로 불리는 이 자산은 치매로 인해 소유자가 자산 관리 능력을 상실하면서 실물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대 건강금융센터와 공동으로 실시한 고령 치매 환자 자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치매 환자의 자산 실태를 국가 단위로 전수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에 따르면 2023년 현재 국내 65세 이상 고령 치매 환자는 124만398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자산을 보유한 이들은 전체의 61.6%인 76만4689명에 달했다. 이들이 보유한 총자산은 153조5416억 원으로 1인당 평균 자산 규모로 계산하면 약 2억 원 수준이다.

    고령 치매 환자 가운데 중증 치매로 입원한 환자는 전체의 6.3%인 7만7560명으로 나타났고 이 중 자산 보유자는 3만5407명이었다. 이들의 자산은 4조5000억 원에 달하며 1인당 평균 자산은 1억3000만 원 수준이다.

    상속인이 없는 무상속자도 3만5992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9547명이 1조2775억 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중증 치매을 앓으면서 무상속자인 경우는 663명으로 이들의 자산 총액은 371억 원(1인당 약 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 ▲ 고령 치매환자 보유 자산 현황. 2025.05.06.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 고령 치매환자 보유 자산 현황. 2025.05.06.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자산은 크게 소득과 재산으로 나뉘었다. 소득은 6조3779억 원, 재산은 147조1637억 원으로 추산됐고 대부분은 재산에 집중돼 있었다.

    재산은 크게 ▲금융재산 33조3561억 원 ▲부동산재산 113조7959억 원으로 이뤄졌다. 이 외에 기타 재산이 117억 원가량으로 조사됐다.

    소득의 경우 ▲근로소득 1조4758억 ▲사업소득1조4348억 ▲금융소득8508억 ▲기타소득2조6165억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의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대상은 2002년부터 당해 연도까지 치매 관련 상병코드(F01-F03, G30)로 진단받아 건강보험을 청구한 65세 이상 환자다. 대상을 선정한 이후에는 국세청과 5대 공적 연금기관 자료, 각 지자체에 신고된 부동산 정보 등을 결합해 자산 규모를 산정했다.

    이번 조사에서 금융재산은 서울대 건강금융센터가 건강보험공단의 금융소득 자료(이자·배당)를 기초로 산정한 추정값이다. 조사단은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 미만인 경우는 데이터에 포착되지 않아 실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치매 머니'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먼저 사용되기 시작했다. 고령화로 치매를 앓는 자산가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자산이 장기간 유동되지 못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문제로 부각된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유사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저출산위는 지난 1월 초고령사회 대응방안에 대해 치매 환자 자산 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저출산위는 "전체 인구의 2.4%인 고령 치매 환자 자산이 GDP 6.4% 수준으로 나타나 인구 대비 자산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며 치매로 인한 자산 동결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치매 환자 수는 앞으로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단은 치매 환자 수가 ▲2030년 178만7000명 ▲2040년 285만1000명 ▲2050년에는 396만7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치매 머니 역시 2050년에는 지금보다 3배 이상 늘어난 48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저출산위는 앞으로도 치매 자산 규모의 연례 조사 및 추이를 분석해 민간신탁 개선, 공공신탁제도 도입, 치매공공후견 확대 등 관련 정책 수립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