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주 52시간 적용 예외 조항 도입 선 그어"기존 근로제보다 불리한 제도 … 실익 없다"기업들, 화이트 이그젬션 도입 목소리 높아 1일 벤처기업협회 여론조사서 82.4%가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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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 정책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반도체 기업의 주 52시간 근무 예외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업들이 해당 조항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국민의힘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라고 반발했다.이 후보는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정책협약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작심한 듯 반도체 특별법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그는 "제가 요새 기업인들을 만나 말씀을 들어보니, (반도체 기업 주 52시간 근무 예외는) 실익이 없는 제도"라면서 "(주 52시간 예외 조항은) 기존에 있는 변형·선택·재량 근로제보다 불리한 제도다. 반도체 업계는 필요가 없다고 인정한다"고 말했다.이어 "지금도 이재명이 (반도체법 주52시간 예외 적용에) 후퇴했다고 공격하고 국민의힘은 여전히 요구한다"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심각하다고 지원해 줘야 한다면서 주 52시간이라는 쓸데도 없는 이상한 예송논쟁 이런 거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예송논쟁은 조선시대 예절에 대한 논쟁으로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논쟁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반도체 기업 주 52시간 예외 조항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 특별법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국민의힘과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고연봉자 또는 관리직, 전문직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 제도다. 주 52시간 제한을 받지 않고 더 많은 시간 동안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이 후보가 이날 기업들에 실익이 없다며 해당 조항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반도체 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 개발 특성상 집중 연구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반도체 업계 핵심 인력에 대해서는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기업들도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벤처기업협회는 1일 벤처기업 56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52시간제 운영 실태 및 애로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6.6%가 'R&D와 핵심 인력 중심의 장시간 근무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기업의 82.4%가 핵심 인력에 대해 근로 시간 준수를 예외로 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연장 단위 유연화와 핵심 인력 예외 규정 도입 등 제안하기도 했다.벤처기업협회는 "연구개발 등 핵심 인력에 대해서는 미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잼션'과 같은 근로시간 예외 규정 도입해 기업과 근로자가 합의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하지만 이 후보가 다시 한번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면서 정치권에서 논쟁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국민의힘이 이 후보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1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반도체 기업 핵심 인력들에 주 52시간 예외를 적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이념을 기준으로 현실을 재단하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계속해서 주 52시간 예외 조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한편 이날 이 후보와 한국노총 협약식에서는 7대 과제에 대한 정책 협약을 체결했다. ▲주4.5일제 도입 및 장시간 노동 근절 ▲65세 정년 연장 법제화 및 지속 가능한 일자리 사회안전망 구축 ▲사각지대 없는 보편적 노동권 보장 ▲노조할 권리 보장 및 사회연대 교섭체계 확립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사회보장제도 확대 개편 ▲공적연금, 돌봄 서비스, 보건의료의 공공성과 국가책임 강화 ▲노동 존중 헌법 개정 및 경제민주화 실현 등이다.이 후보는 "이 협약 과제는 한국노총이 추진하는 주요 정책 과제로 최선을 다해 함께 이행해 보겠다는 협약"이라며 "이걸 민주당의 정책 공약으로 오인하지 않아 주길 바란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