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바다 나만 건너 … 당원 전략 투표한 것"李 우클릭 직격 … "엉덩이 왼쪽, 고개 오른쪽"평론가 "배신자 비판 우회 돌파하려는 시도"
  • ▲ 지난 29일 오후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로 확정된 한동훈 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지난 29일 오후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로 확정된 한동훈 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 결선에 진출한 한동훈 후보가 '계엄 반대·탄핵 찬성' 입장을 고수하며 중도 확장과 본선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 행보에 나섰다. 책임지는 자세를 강조하며 당심을 겨냥하고 있지만 여전히 '배신자' 꼬리표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한 후보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원들은 (2차 경선에서) 결국 제가 이재명을 이길 후보라는 것을 집단지성으로 선택한 것"이라며 "계엄으로 비롯된 선거에서 계엄의 바다를 건널 수 있는 후보는 저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동훈은 끝났다는 말이 반복됐지만 저는 제 명분과 소신을 지켰다"며 "이제는 이 전쟁 같은 선거에서 누가 이길 수 있느냐가 초점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계엄을 막은 제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되면 국민의힘은 이 계엄의 바다를 4개월 만에 건널 수 있다. 그것이 이 선거에서 이기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우클릭' 시도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며 중도우파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이날 한 후보는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이 후보의 행보는 엉덩이는 왼쪽에 두고 고개만 오른쪽으로 까딱까딱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그런 행동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가 우파 상징 인물인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대해서는 "누구의 묘역을 찾아가는 것이 어떻게 자기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냐"며 "이 후보가 진심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는다는 걸 다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정책 면에서도 "누구와 친하다는 이미지로 포장할 게 아니라 어떤 정책을 내놓는지가 중요하다"며 "성장이 아닌 현금 살포식으로 '선거마다 25만 원씩 나눠주자'는 접근은 이미지 정치와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국민은 결국 본질을 간파하게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후보의 이런 발언은 본선 경쟁력을 내세운 '전략적 투표'를 겨냥하는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배신자' 꼬리표를 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한 후보가 강조하는 전략적 선택은 과거 당내 사례와도 맞닿아 있다. 2021년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당원들은 정권 교체에 대한 절박함으로 30대였던 이준석을 선택했고 그는 헌정사상 최연로 당대표가 됐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이기려면 중도층을 잡지 않으면 안 된다"며 "오히려 김 후보보다 더 강하게 야당을 공격하고 반이재명 전선을 강화하면서 중도·중도우파 유권자에게 전략적 투표를 소구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신자 꼬리표에 대해서는 "김 후보와 대구·경북의 당원들은 한 후보를 배신자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이런 비판에 정면으로 대응하기보단 이재명을 강하게 공격함으로써 우회 돌파를 시도하는 계산이 엿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