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민 혈세로 20% 임금 인상 수용 못 해" 공식 입장노조 "서울시 수치 부풀려 여론 호도…기존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일 뿐" 반박오늘 밤 11시 쟁의 방식 확정…전면 파업 가능성 높아져
  • ▲ 서울 시내버스 노사, 오늘 막판 임금협상 나선다 ⓒ연합뉴스
    ▲ 서울 시내버스 노사, 오늘 막판 임금협상 나선다 ⓒ연합뉴스
    서울시내버스 노사의 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는 "시민 혈세로 20% 넘는 임금 인상은 감당할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29일 "준공영제 운영 이후 누적된 부채가 1조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버스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운송 비용이 급증해 재정 부담이 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2008년 50.8%였던 시내버스 운송원가 내 운전직 인건비 비율은 올해 68.3%까지 올랐다.

    시 관계자는 "버스노조가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서 약 10% 임금 인상 효과가 발생했고 여기에 기본급 8.2% 인상까지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추산에 따르면 이를 모두 반영할 경우 운수 종사자 평균 연봉은 현재 6273만 원에서 7872만 원으로 늘어나고 연간 인건비 부담은 약 3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라 기존 임금체계 유지가 어려워졌으며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이 불가피하다"고도 강조했다.

    ◆ 노조 반발 "서울시, 과장된 수치로 여론 호도"

    노조 측은 서울시의 입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시버스노조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 것은 대법원 판결에 따른 것일 뿐 서울시나 사측이 새로운 임금 항목이 만들어진 게 아니다"라며 "기존에 지급받던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재산정하는 것이지 실제 임금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노조가 요구한 기본급 인상률은 3~8% 수준"이라며 "서울시가 주장하는 임금이 23% 인상 요구는 여론 선전을 위해 부풀린 수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가 정기상여금을 성과급으로 바꾸려는 시도야말로 대법원 판결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버스 노사 최종 협상…밤 11시쯤 쟁의 방식 확정될 듯

    오늘 오후 5시쯤부터 노사는 최종 임금 협상에 돌입한다.

    이와 별개로 서울시내버스노조 지부 대표자들은 이날 오후 7시부터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쟁의행위 방식을 논의한다.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노동쟁의 방식은 노사 최종 협상 추이에 따라 이날 밤 11시쯤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당초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준법투쟁을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서울시가 "노조가 20% 넘는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내부 반발이 거세졌다. 

    이에 따라 전면 파업 쪽으로 조합원들의 의견이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출근 시간대 지하철 증편, 무료 셔틀버스 운행, 교통경찰 긴급 배치 등 비상수송대책이 가동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