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대표 유종일천안함 기뢰침몰설로 北 소행 사실상 부정유종일 "기억 잘 안나 … 나는 경제학자"이재명도 과거 음모론 … 총선서 음모론자 영입
  • ▲ 2015년 8월 27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와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가 서울시청에서 주빌리은행 출범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뉴시스
    ▲ 2015년 8월 27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와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가 서울시청에서 주빌리은행 출범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의 싱크탱크 수장이 과거 천안함 음모론을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최근 서해수호의날 행사에도 참석하며 우클릭에 나섰지만, 대선 공약을 총괄하는 핵심 참모마저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라는 점을 부정한 것으로 나타나 진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17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는 과거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이 후보의 대선 공약을 총괄하는 매머드급 조직 '성장과 출범'의 상임공동대표다. 이 후보의 경제 책사로 알려져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크고 전반적인 정책 공약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교수는 2015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 5주기에 맞춰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했다. 그는 '침몰 5년 다시 천안함을 말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유하고 "용감한 언론 뉴스타파가 짚어봅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보다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비겁한 야당은 결국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었습니다"라고 했다. 

    해당 영상은 정부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천안함 피격이 북한 소행이라는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며 진상 규명을 위해 재조사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북한의 어뢰 공격이 아닌 이미 매설된 기뢰에 의한 폭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뢰설은 대표적인 천안함 음모론이다. 정부는 이러한 주장을 일축했다. 
  • ▲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가 지난 2015년 3월 26일 천안함 5주기에 올린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가 지난 2015년 3월 26일 천안함 5주기에 올린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유 교수는 같은 해 5월에도 기뢰설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의 인터뷰다. 그레그 대사는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 아닌 좌초 후 기뢰 폭발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유 교수는 "이분 대사로 오기 전에도 오랫동안 CIA 요원으로 서울에 주재했던 정보통인데 이분 말 결코 가볍게 들을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은 2010년 3월 26일 발생했다. 이후 3년에 걸친 민군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북한의 어뢰 공격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미국 ·영국·스웨덴·호주 4개국 전문가들이 참여했고 모두 이에 동의했다. 

    천안함 논란을 두고 유 교수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어떤 얘기를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시 과학자들과 이런 사람들이 확실히 (천한함이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인지) 입증이 됐다는 결론에 이르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며 "저와 별로 상관없는 일이다. 저는 경제학자"라고 했다.

    그는 천안함 음모론뿐 아니라 사드 관련 음모론도 전파했다. 사드 배치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최순실(최서원) 씨가 미국 무기 회사 록히드마틴과 만나 70조 원 상당의 무기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것이다. 록히드마틴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제작사다. 

    유 교수는 2016년 12월 1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주진우 씨의 음모론 주장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고 "사드 배치는 이제라도 당장 철회해야 하고 로비 관련자들과 부역자들을 법정 최고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주장을 한 안민석 전 민주당 의원은 현재 허위 사실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안 전 의원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 후보가 음모론자를 영입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 후보는 제22대 총선 과정에서 당대표로 총선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으며 박선원·노종면 의원을 영입했다. 

    박 의원은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이 아닌 선체 결함 또는 기뢰에 의해 침몰했다고 주장했고, 노 의원은 "천안함 폭침을 말하는 언론은 모두 가짜"라고 했다. 

    2023년에는 천안함 자폭설을 주장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을 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 후보도 천안함 음모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2014년 11월 천안함과 잠수함이 충돌했다는 연구 논문이 나왔다는 뉴스 기사를 트위터에 공유했다. 

    안보관이 논란이 된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처음으로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하지만 자신의 정책 핵심 참모마저 천안함 음모론을 주장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이 후보가 겉으로만 '안보 우클릭'을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안보관을 중히 여긴다면 어떻게 주변 인물이 친북 음모론자겠느냐"면서 "아무리 우클릭해도 그것은 선거를 위해 국민을 속이는 것일 뿐 본심과 주변인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