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여야 결의안 병합 심사 후 통과與 108명 전원 발의 참여 … 민주당 81명 참여李, 한미동맹 중요성 설파했지만 진정성 의문민주, 반미단체와 연대해 매일 장외투쟁 시동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4번출구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탄핵 촉구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4번출구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탄핵 촉구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 한미동맹 지지결의안이 상임위 문턱을 넘은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미동맹 강화 발언 진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민주당 한미동맹 결의안에 참여한 소속 의원의 비율이 절반을 넘지 못한 데다 이 대표는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좌파 세력과 연합전선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을 의결했다. 

    외통위는 여야 간사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 지속 발전 지지 결의안'과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을 병합한 대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에는 국민의힘 소속 108명의 의원이 모두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당론으로 발의한 결의안인 만큼 모든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야당이 발의한 결의안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81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1명은 조국혁신당 백선희 의원이었다. 민주당 소속 의원이 170명인 점을 고려하면 48%만 해당 발의안에 참여한 것이다. 결의안은 당론 채택이 아닌 자율적인 참여로 이뤄졌다. 

    이 대표가 한미동맹을 강조하며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소속 의원의 참여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런 현상은 민주당이 대여 공세용으로 밀어붙인 법안과 극명히 대비된다. 민주당은 감사원장 탄핵, 김건희특검법 등에는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했다. 

    이 대표는 지난 1월 국회에서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를 만나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양국이) 자유민주진영 일원의 책임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같은 달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의 번영과 동북아 평화를 이끈 한미동맹은 이번 국가적 혼란의 수습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며 "이번 민주주의 위기를 겪으며 한미동맹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여야가 합의해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여당에서는 민주당의 진정성에는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 조기 대선 정국에서 우파 진영과 중도층에서 표를 흡수하기 위해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하기 싫은 일을 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국회 외통위 소속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도 선거철에는 한미동맹을 중시하겠다고 했지만 중국과 북한만 챙기다가 결국 김정은 대변인 소리를 들었다"면서 "이 대표가 탄핵 정국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세력과 손을 잡고 장외 투쟁을 하는 것을 보면 진정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과 함께 연대해 장외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지난 9일에는 이들의 단식 농성장을 직접 찾고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전까지 이들과 함께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탄핵 찬성 집회에 매일 참여하기로 했다. 

    비상행동의 주력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다. 주한미군 철수는 집회마다 나오는 민노총의 단골 구호다. 민노총은 중앙통일선봉대 등을 만들어 반미 운동을 주도해 왔다. 

    반미 운동을 해왔던 전국구 조직인 겨레하나도 비상행동에 참여하고 있다. 겨레하나는 2024년 공지를 통해 "주한미군과 한미동맹 해체를 위한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주도적으로 열어야 한다"고 했다.

    진보대학생넷도 비상행동에 참여한다. 이 단체는 2019년부터 한미연합훈련 반대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 왔다. 북한 김정은을 위인이라고 부르며 미군 철수 운동을 해온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인사들도 참여하고 있다.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다. 한국진보연대는 북한과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장하는 단체다. 

    정영이 공동의장은 전국여성농민총연합 소속으로 2017년 경북 성주에서 사드 배치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김재하 공동의장도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로 주한미군 철수 운동을 했다. 2022년에는 전국 미군기지를 돌며 철수 시위를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