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통령 SNS에 부상 북한군 영상 공유억류 북한 병사 2명-우크라군 포로 교환 제안20대 북한군 "훈련인 줄"·"우크라 살고 싶다"젤렌스키 "푸틴, 北 군사지원 없이 아무 것도 못 해"
  • ▲ 12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의 엑스 계정에 공개한 생포 북한군 병사 영상 중 일부. 턱에 부상을 입어 고개를 움직여 답하고 있다. 250113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 계정 갈무리.ⓒ@ZelenskyyUa
    ▲ 12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의 엑스 계정에 공개한 생포 북한군 병사 영상 중 일부. 턱에 부상을 입어 고개를 움직여 답하고 있다. 250113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 계정 갈무리.ⓒ@ZelenskyyUa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군과 교환하는 조건으로 생포한 북한군 병사들을 북한에 넘겨줄 수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2분 54초 분량의 부상당한 북한군 인터뷰 영상을 공개하며 "우크라이나는 김정은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조직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북한 시민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 2명을 생포했다고 발표한 후 포로 교환 조건을 밝힌 것이다.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생포한 두 명의 북한군 병사가 한국인 통역사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이 담겼다.

    앞서 우크라이나가 공개한 병사들의 사진과 러시아에서 발급된 군용 신분증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1995년생, 2005년생이다.

    턱에 부상을 입어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의 한 병사는 북한에 가족들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으나 부모가 현재 자신의 소재지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두 손에 붕대를 감고 누운 상태에서 대화에 임한 앳된 얼굴의 또 다른 병사는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이 우크라이나인지 모른다고 답했다. 질문자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지 몰랐느냐"며 "지휘관들이 누구와 싸운다고 했느냐"고 묻자 "훈련을 실전처럼 해 본다고 했다"고 답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보안국과 협력해 이들과의 의사소통에 참여한 한국 국가정보원은 생포된 북한 병사들이 전쟁이 아닌 훈련을 위해 이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러시아에 도착한 후에야 파병을 온 것임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와 일치하는 진술이다.

    이 병사는 "(1월) 3일에 (전선에 나와) 옆에서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고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5일에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다 좋은가"라고 묻고 그렇다면 우크라이나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으로 가라고 하면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역자는 이 병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가 없고 부상당한 상태임을 고려해 건강 회복에 전념토록 하고 우크라이나에 남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답했다.

    이들의 생포는 오는 20일로 다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을 앞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투가 격화한 가운데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X 계정에 첨부한 메시지의 한국어 번역본을 함께 게시했다. 이 메시지에서 그는 "러시아 군대가 북한의 군사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해서는 안 될 것이며 푸틴은 북한의 군사 지원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일갈하며 "김정은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조직할 수 있다면 북한 병사들을 넘겨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귀환을 원치 않는 북한 병사들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