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7년 작품 구성 대표하는 표제 '현존과 좌표' 발표김선영 4월 초연 '나의 어머니', 이혜영 5월 재공연 '헤다 가블러'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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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십이야' 공연.ⓒ국립극단
국립극단이 2025 시즌 라인업을 공개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박정희 단장 겸 예술감독이 처음 이끄는 라인업으로, 지난 1년간 작품 발굴과 기획 과정을 거친 12개의 공연이 관객과 만난다.2025~2027년 작품 구성을 대표하는 표제 '현존과 좌표'도 발표했다. '현존과 좌표'는 연극은 인간 삶에 대한 서사이자 존재의 재현이라는 화두로 인간으로서의 연극과 연극으로서의 인간이라는 상호 관계성을 좌표계에 빗대었다. 올해는 실존과 욕망, 자유의지, 잠재된 힘 등을 담은 연극을 선보인다.△한국 고전 '만선', '심상기행'(가제) △해외우수신작 '그의 어머니',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안트로폴리스 5부작' 중 1부 '프롤로그/디오니소스'와 2부 '라이오스' △국립극단 신작 '십이야', '허난설헌'(가제) △Pick 시리즈 '헤다 가블러'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어린이청소년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섬x희곡x집'(가제), '위험한 놀이터'(가제)가 공연된다.이 외에도 △기획초청 Pick크닉 '유원'(1월 24~2월 2일), '파랑새'·'전락'(2월 8~16일)△제12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2월 21~23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공동기획 '로제타'(8월 23~31일) △제8회 중국희곡 낭독공연(9월 5~7일) △온라인 극장 '햄릿', '십이야' 등이 이어진다. -
- ▲ 연극 '만선' 공연.ⓒ국립극단
2025년 첫 제작공연은 한국적 사실주의 연극의 정수로 불리우는 '만선'(3월 6~30일 명동예술극장)으로 시작한다. '만선'은 1964년 국립극장 희곡 현상공모 당선작으로 같은 해 초연돼 故 천승세 작가에게 제1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현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의 영예를 안겼다.'그의 어머니'(4월 2~19일 달오름극장)가 국내 초연된다. 2016년 국립극단이 '오렌지 북극곰'으로 소개했던 작가 에반 플레이시의 데뷔작으로, 극단 산수유 대표 류주연이 연출을 맡는다. 강간 혐의로 선고받은 아들의 범죄 형량을 감량하려는 어머니의 맹목적인 모성애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배우 김선영이 출연한다.2012년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한 헨리크 입센의 '헤다 가블러'(5월 8일~6월 1일)가 돌아온다. 남편의 성인 '테스만'을 거부하고 자신의 성인 '가블러'를 붙인 채 살아가는 헤다'를 앞세워 남성의 부속품이 아닌 독립적인 여성의 주체를 강조한다. 초연에서 '헤다' 역으로 제5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여자연기상, 제49회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이혜영이 다시 무대에 선다.2024년 국립예술단체 전막 유통 사업 선정작으로 대전예술의전당이 공동제작한 '십이야'(각색·연출 임도완)가 6월 12일~7월 6일 명동예술극장에 상륙한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배경을 조선시대 인천 앞바다로 옮겨온다. 임도완 연출은 배우들의 신체 언어를 극적으로 끌어내 사랑이라는 인간의 본질적 감정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스테이지 파이터'의 코치로 활약한 김재승이 안무에 참여한다.함세덕이 극작한 희곡 '동승'을 새롭게 무대로 옮긴 '심상기행'(가제, 7월 17일~8월 3일)이 공연된다. 깊은 산 속, 자신을 두고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동자승 '도념'의 이야기를 그린다. 서울예술상·백상예술대상 등에서 연극상을 수상한 이철희가 연출을, 1991년 '동승'에서 27살세의 나이로 '도념' 역을 연기했던 지춘성이 분한다.롤란트 쉼멜페니히의 '안트로폴리스 5부작 중 2부작도 볼 수 있다. 함부르크에서 2023년 초연, 2024년 재연 시 관객들이 10시간 이상을 극장에 머무르며 5부작을 3일 동안 몰아보기 하는 마라톤 공연을 시도해 주목을 받았다. 작품은 유럽사에 근간 중 하나인 고대 그리스 신화의 테베 왕가에 비극을 탐구했다. 국립극단은 2026년 3~5부작을 공연해 5부작의 대장정을 완성할 계획이다.1부작 '프롤로그/디오니소스'(연출 윤한솔)는 시와 인간에 내재된 폭력성과 광기, 광란에 대한 집단적 욕망을 현대 사회의 문제와 연결해 권력과 억압, 개인의 자유와 정체성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2부작 '라이오스'(연출 김수정)는 1인극으로, 한 명의 배우가 다역을 소화한다. 케밥 가게, 석유 전쟁, 덜컹거리는 오토바이, 인스타그램 등 신화적 이야기에 현대적 요소를 가미한 각색이 흥미롭다. -
- ▲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국립극단
국립극단 박정희 단장 겸 예술감독이 직접 연출로 나선 '허난설헌'(가제)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11월 22~30일 초연된다. 조선시대 대표 시인으로 빛나는 문학적 재능을 지녔으나 당대의 사회적 제약 속에서 끝없이 고뇌하고 좌절하는 삶을 살아낸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담는다. 희곡에서 여성적 글쓰기를 실천하며 텍스트와 신체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탐구해 온 김연재 작가가 극본을 썼다.205년 마지막 작품은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12월 4~28일)이 장식한다. '동양의 햄릿'이라 불리는 중국 4대 비극 '조씨고아'(원작 기군상)를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하고 연출했다. 진나라 대장군 도안고에 멸족당한 조씨 가문의 유일한 핏줄 조씨고아가 장성해 가문의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5년 초연부터 2023년 여섯 번째 시즌까지 평균 93%의 객섬점유율을 달성했다.국립극단은 독창적인 예술 프로덕션, 새로운 연극 언어의 개발, 공연 미학의 확대를 목표로 '창작트랙 180°'를 진행한다. 기존 연극의 서사구조나 극장 형식의 파괴를 시도하는 창작자를 선정해 연극 생태계의 전형을 타파하고 다양화를 꾀하고자 하는 시도다. 상하반기 각각 1명씩, 연내 총 2명의 예술가가 참여한다.2012년 시작해 연극 창작을 위한 사유와 성찰을 나눴던 아카데미 프로그램 '월요일 오후 다섯 시'(가제)를 재개한다. 연출가, 극작가, 배우, 제작진 등 현장 연극계 창작진뿐만 아니라 인문학·문화예술 전반에 관심 있는 모든 참가자를 대상으로 무료 진행할 예정이다.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연극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서사와 탐구를 오롯이 무대 위에 담아내는 빛나는 결정체다. 연극이 고민해야 하는 근본적 화두인 인간을 조망하고 인간을 비추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공연을 무대 위에 그리고자 한다. 그 결실로 국립극단은 한국 연극의 발전을 성취하고 인류 모두의 통용적인 이야기로 세계 무대에 깊은 공감과 전율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