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월가 베테랑' 베센트 지명에 안도"트럼프의 선택, 교과서적 결정…시장이 박수"숏 포지션 정산-2년 만기 국채 '인기몰이'도 영향
  • ▲ 뉴욕증권거래소. ⓒ뉴시스
    ▲ 뉴욕증권거래소. ⓒ뉴시스
    차기 미국 재무장관 후보자로 월스트리트 출신인 스콧 베센트가 낙점되면서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줄자 미국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화답했다.

    25일(현지시각) 전자거래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26%로, 직전 거래일인 22일 뉴욕증시 마감 무렵에 비해 0.16%P 급락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통령선거 승리 이후 인플레이션 가속 우려에 급등하면서 한때 4.5% 선을 웃돌기도 했지만, 이날 급락으로 하루 만에 대선 이후 상승폭을 반납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금요일인 22일 저녁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 창업자인 베센트를 고심 끝에 지명했다.

    그간 트럼프 당선인의 파격적인 내각 인선을 지켜보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던 투자자들은 전문성과 합리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베센트 CEO의 재무장관 낙점 소식에 안도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온건파인 베센트 후보자가 트럼프 당선인의 과격한 관세 정책을 중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가 헤지펀드 출신의 억만장자인 그는 시장 이해도가 높아 월가는 물론, 워싱턴 정가 안팎에서도 트럼프 2기 경제 정책을 이끌 적임자로 통한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관세 정책을 옹호하면서도 "점진적인 부과"를 제언해 시장에서는 베센트 후보자가 트럼프 당선인의 과격한 정책 입안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재무부 장관 인선으로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우려가 완화되며 다시 '베센트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는 평가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글로벌전략가는 "이날 주식시장 상승과 국채가격 상승은 트럼프 당선인의 결정에 대한 아주 교과서적인 긍정적 반응"이라며 "시장에서 이보다 더 좋은 반응을 기대할 수 없다. 시장이 (베센트 지명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꼐 로이터통신은 국채가격 하락(국채금리 상승)에 베팅했던 숏(매도)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이날 국채금리 하락이 더 가팔라졌다고 분석했다.

    뉴욕 헤지펀드 그레이트힐캐피털의 토마스 헤이즈 회장은 "채권시장은 극단적인 상황에 있었고 베센트가 그 반전의 '구실'이 됐다"면서 그의 임명이 숏으로 쏠려 있던 시장의 포지션 청산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19일 마감한 한 주 동안 5년 만기 미국 국채선물에 대한 숏 포지션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었다. 2년물 미국 국채선물에 대한 숏 포지션 역시 지난 두 달 빠르게 증가했다.

    미국 재무부가 690억달러 규모로 진행한 2년 만기 국채의 입찰이 강한 수요 속에 마무리된 것 역시 이날 미국 국채가격이 급등하는 데 이바지했다. 이날 실시된 2년물 국채의 발행수익률은 4.274%로 결정됐다. 이는 입찰 전 거래에서의 수익률보다 약 0.02%P 낮은 수준이다.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이 10년물 수익률을 0.05%P가량 웃돌며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소폭 역전됐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한 달 만에 처음 나타난 것으로, 리서치 전문기업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들은 베센트의 지명이 시장의 재정 우려를 완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40.06P(0.99%) 오른 4만4736.57에 마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8.03P(0.30%) 오른 5987.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51.18P(0.27%) 오른 1만9054.84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 역시 이날 1.6% 올라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