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일대 전체가 다중운집 취약"…안전취약지역 점검 강화상인들 '기대반 걱정반'…"작년보다 분위기는 좋아"경찰 "안전한 핼러윈 위해 적극 협조 부탁"
  • ▲ 핼러윈 데이를 앞둔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 인파관리를 위한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서성진 기자
    ▲ 핼러윈 데이를 앞둔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 인파관리를 위한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서성진 기자
    핼러윈 데이를 며칠 앞둔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날의 절규가 씻기지 않은 듯 차분하면서도 경직된 공기가 흘렀다. 예년보다 이르게 배치된 경력과 무수히 쌓인 안전펜스들,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이라고 적힌 추모시설에서는 여전히 그날의 잔상이 느껴졌다. 

    이태원 참사 2주기를 1주일여 앞둔 25일 금요일 오후 본보 취재진이 찾은 이태원 거리는 기대와 긴장이 뒤섞인 분위기였다. 모처럼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과 '기대반 걱정반'의 심정으로 개점 준비를 하는 상인들은 활기를 띠면서도 한편에선 경찰들과 용산구청 직원들이 인파 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태원역 인근에서 만난 한 30대 남성은 "이맘때면 (이태원 참사 뉴스가)계속 미디어에 나오니까 저절로 경각심을 갖게 되고 벌써부터 안전펜스들이 설치되는 걸 보면서 새삼 달라진 분위기를 느낀다"면서도 "참사 이후 이태원을 몇 번 왔지만 사실 핼러윈 축제 때 오기에는 아직 꺼려진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본격적인 핼러윈 데이는 일주일이나 남았지만 이태원역 곳곳은 벌써부터 인파 관리를 위한 안전 펜스로 가득했다. 순찰 중이거나 대기 중인 경찰 차량도 볼 수 있었다.

    술집이 즐비한 거리 위로는 인파 관리를 위한 보행 안내 전광판과 폐쇄회로(CC)TV가 한눈에 들어왔다. 도로교통상황을 안내하듯 주요 도로의 인파 상황이 '보행원활'(녹색), '약간혼잡'(황색) '매우혼잡'(적색) 등으로 표시된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참사 이후에 (안전시설들이)새로 설치됐다"며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상벨을 누르면 구청 통합관제센터에 연결된다"고 안내했다.

    순찰은 비교적 상가가 적은 뒷골목까지 촘촘히 이뤄졌다. 이태원은 좁고 경사진 골목들이 거미줄처럼 엉켜있어 자칫 구름인파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경찰은 이번 핼러윈 기간 동안 시민들이 우측으로만 통행할 수 있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경직된 얼굴로 골목을 순찰하던 한 공무원은 "참사가 발생한 세계음식문화거리뿐만 아니라 이태원 일대 전체가 다중운집취약지역"이라며 "골목 구석구석까지 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 ▲ 핼러윈 데이를 앞둔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 인파관리를 위한 안전펜스가 준비돼 있다. ⓒ서성진 기자
    ▲ 핼러윈 데이를 앞둔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 인파관리를 위한 안전펜스가 준비돼 있다. ⓒ서성진 기자
    ◆사고 날라 '조심조심'…상인들은 '기대반 걱정반'

    상인들은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까 걱정하면서도 모처럼의 활기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참사 직후보다 다소 활기를 찾은 듯하지만 여전히 매출은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지 못한 탓이다. 

    2년 전 참사가 일어났던 골목 안 편의점 점주는 "작년엔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 적자였다"며 "그래도 올해는 분위기도 많이 회복된 편이다. 외국인 손님이 찾아줘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안전관리도 개선된 것 같아 상권이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핼러윈 기간에는 되레 평소보다 손님이 적다는 푸념도 있었다. 인근 주점 직원은 "작년엔 오히려 평소보다 핼러윈 기간에 손님이 더 적었다"며 "이태원을 찾은 시민보다 경찰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이젠 홍대 등 다른 곳으로 간다더라"라고 전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부터 31일까지 인파 밀집이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안전관리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경찰서 인력 1234명, 기동대 740명, 기동순찰대 306명 등 경찰관이 3012명이 홍대·이태원·강남역 등에 배치돼 지자체와 협동 근무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안전한 핼러윈 기간을 보낼 수 있도록 경찰과 지자체 등의 안내와 통제에 적극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