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남은 尹·韓 회동…"업보" vs "국민만 본다"당내서도 "당정 갈등이 야권 악재 상쇄" 불만국힘 당원들도 '분통'…"韓, 파워게임 할 때냐"김재원, 尹 결자해지 요구…"대통령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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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맨 왼쪽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뉴시스(대통령실 제공)
국민의힘이 상흔만 남긴 채 끝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면담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갈등이 야권의 악재를 모두 상쇄해 주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양측 모두 '내부 총질'을 자중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80분 차담' 이후 불거진 당정 갈등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빈손 회담' 논란 후 대통령실과 한 대표 측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하는 짓이 참 조잡스럽다. 오뉴월 메뚜기도 아닌데 막중한 책임감은 어디 가고 가십만 난무하게 생산한다"며 "그래서 막강 야당 대적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대통령실 출신인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연일 '실패 회담', '홀대' 논란을 지적하는 친한(친한동훈)계를 향해 "자제해주는 게 좋겠다"고 했다.이어 "당원들이 '친한이니 친윤이니 지금 말이 되느냐. 민주당을 봐라, 똘똘 뭉쳐 선동 정치하면서 탄핵으로 가고 있는데 너희 뭐 하고 있나' 지적하고 계시다"고 덧붙였다.친윤(친윤석열)으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윤 대통령의 '업보' 발언을 겨냥해 "대통령 앞에 벌어지고 있는 많은 일은 업보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될 일"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이자 국가의 상징이고 국민의 생명과 모든 안전을 책임지는 국정 최고책임자인데 '돌을 맞고 가겠다' 이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헤치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처럼 양측의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23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에두른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특별감찰관 임명 건은 윤 대통령이 면담에서 야권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돼 있다면서 여야 합의 사항으로 돌린 문제다.이를 두고 한 대표는 회의에서 "국민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 하지만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는 당내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혼란을 야기했다.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면담 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용산으로 따로 불러 만찬을 했고, 이는 '갈라치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나아가 '빈손 면담'과 '홀대' 논란이 벌어진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전날 부산 범어사를 방문해 "돌 던져도 맞고 가겠다", "여러 힘든 상황은 있지만 업보로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냈다.한 대표는 같은 날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인천 강화군을 찾아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 피하지 않고 문제 해결을 하겠다"고 했다.김 여사 논란 해법을 두고 각자 입장 차이를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두 사람의 각기 다른 목소리에 '측근 메시지'도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한 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친한(친한동훈)계 인사 20여 명과 식사를 했고, 이 자리는 용산에 대한 불만이 이어졌다. 전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발(發)로 보도된 윤 대통령의 발언과 이를 문제 삼은 한 대표와 측근의 반응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대통령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이에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행보를 모두 지적하는 비판 글이 쏟아졌다.게시판에는 "한동훈의 정적은 이재명이 아니고 윤석열인가, 지금 파워게임 할 때인가", "이재명보다 윤석열이 더 미워지려고 한다", "윤·한 갈등이 아니라 윤 대통령과 국민의 갈등", "한동훈은 내부 총질만 하나" 등 두 사람을 향한 비판이 쇄도했다.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감정을 가라앉히고 국민만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이나 우리 당에서도 서로 상처가 되는 말을 더 보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도 "당정 갈등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 음주운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모두 덮어주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1심이 다가오는데 한 대표는 총구를 내부로 돌리지 말고 부디 민주당과 잘 싸워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