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간 성장률 목표 '5%' 달성 적신호3개월 만에 대출금리 또 인하…경기 부양 '사력'美, '강달러'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국채 금리 '쑥'관세 폭탄-무역전쟁 격화 등 글로벌 시장 변동성 커져대외 불투명성 확산에 시장 다변화-기술 개발 필요성 대두
  • ▲ 중국 산둥(山東)성 옌타이(烟台)항에 선적을 기다리는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240306 AP/뉴시스 ⓒ뉴시스
    ▲ 중국 산둥(山東)성 옌타이(烟台)항에 선적을 기다리는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240306 AP/뉴시스 ⓒ뉴시스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인 중국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5% 안팎' 경제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했으나,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대선을 2주 앞둔 미국에서는 '트럼프트레이드' 바람이 거세다.

    글로벌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 나라의 상황이 급변하면서 그에 따른 우리 경제 전반에도 먹구름이 몰려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악영향은 최소화하고 순기능은 극대화하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5% 안팎' 성장률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지자 경기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21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7월에 이어 석달 만에 또다시 인하했다. 5년물 LPR은 3.85%에서 3.60%로, 1년물 LPR은 3.35%에서 3.10%로 각각 0.25%P 낮췄다.

    2분기(4.7%)에 이어 3분기도 경제성장률이 4.6%로 예상을 밑돌면서 올해 목표치(5%) 달성이 어려워지자 경기 부양에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앞서 지급준비율을 0.5%P 내렸고 정책금리, 단기유동성지원창구 대출금리도 인하했다. 8000억위안(약 154조원) 규모의 중기 부양책도 폈다. 이달 말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6조위안(약 1150조원)의 특별 국채 발행 발표도 있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돈을 푸는 방안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중국 경제 상황이 안 좋다는 뜻이다. 내수와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로 디플레이션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 상황이 일본의 장기 불황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부동산 등 자산가치 폭락, 소비 부진, 실업률 급증 등 중국 경제 전반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일본의 장기 불황 직전과 비슷하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도 성장률 5% 목표 달성 실패보다 일본식 장기 불황을 더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5.9%에서 지난해 19.7%까지 떨어졌다. 올해도 9월 기준 19.3%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중국의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우리 경제 전반에 짙은 먹구름이 몰려올 수밖에 없다. '차이나 쇼크'가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41014 AP/뉴시스. ⓒ뉴시스
    ▲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41014 AP/뉴시스. ⓒ뉴시스
    지구 반대편에서는 이른바 '트럼프트레이드'가 확산하면서 또 다른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22일 국내 국고채 시장은 간밤 미국채 금리 흐름을 반영하면서 약세로 출발했다. 미국 대통령선거(11월5일)를 보름 앞두고 시장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트레이드'가 확산하고 있다.

    이날 2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서울 환시 주간거래(9~15시) 종가 1369.70원에 비해 9.10원 상승한 1378.80달러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이날 주간거래 종가 1375.20원보다는 3.60원 상승했다. 자정을 약간 지나서는 1380.20원으로 1380원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달러 강세는 트럼프트레이드에 따라 미국 국고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15시30분께 4.08% 수준이던 미국 국고채 10년물은 7시10분 기준 4.2000%까지 상승했다.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인덱스(DXY)는 103.909로 104에 다다랐다. 달러인덱스는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의미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할 경우 미국채 발행량 증가, 대규모 관세 부과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 등이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2기가 단행할 '관세 폭탄'에 전세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기업들의 수익도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트럼프가 약 100년 이내 가장 큰 규모의 관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고 국제 무역질서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가격을 인상하고 주식 시장을 망가뜨리며 세계 각국과 무역 갈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중국과의 무역전쟁 역시 격화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제프리 샷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6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연 웨비나에서 미국 대선 이후 미국의 무역정책이 '안보 우선주의적'으로 변화하고 미·중 무역전쟁이 심각해지면서 한국이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대선 이후 미국 무역정책이 이전보다 내향적이고 안보 우선주의적으로 변화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장기화할 수 있다"며 "이 가운데 한국이 벼랑 끝에 몰릴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불안 등 대외 불투명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 수출과 제조업 투자 등에 많은 영향을 주는 만큼 빈틈없는 분석과 대응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과 미국에 치우쳐 있는 수출 영토를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급부상하는 인도, 베트남을 비롯한 '스윙 컨트리' 등으로 다변화하는 노력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화 전략도 필수다.

    동시에 수출 품목도 반도체, 자동차 중심에서 바이오, 로봇 등으로 넓혀나가야 한다. 초격차 기술 개발과 우수 인재 양성을 통한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외교력과 경제 체력 강화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