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주목받은 조국당, 재보궐선거로 흔들야권 호남 역할론 두고 민주당과 견해차 뚜렷민주당 시선 싸늘 … "자연 소멸의 길 택해"조국당, 연 40억 보조금 … 尹 헐뜯기에만 집중민생 정당 돼야 '제3지대 대안'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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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있다. 조국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뉴시스
지난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국회 제3당이 된 조국혁신당의 존재감을 두고 의문 부호가 제기된다. 국회 입성 후 오직 윤석열 대통령 탄핵 등을 외치며 반정부 투쟁에 몰입한 조국당이 10·16 재보궐선거에서 야권 간 경쟁만 심화시키자 정치권에서는 이들을 향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있다.친명(친이재명)계 민주당 초선 의원은 1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조국당이 야권에 과연 도움이 되는 행동을 했는지 이번 선거를 통해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며 "조국당이 호남에서 민주당을 들이받아 윤석열 정권과 맞서야 할 힘을 빼놓았다. 이제는 민주당의 우군이라고 스스로 말하기에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성토했다.조국당은 지난 4·10 총선에서 민주당 내의 '비명횡사'(비명계 의원들의 공천 탈락) 흐름과 맞물려 탄생했다. 친문(친문재인) 인사들과 민주당 공천에서 밀린 인사들이 모이며 비례정당으로 선거에 나섰다.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조국 대표의 이름이 들어간 정당명부터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총선 결과도 좋았다. 정당 득표율 24.25%로 비례의원 12석을 확보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조국당이 선거 캐치프라이즈로 밀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당) 구호가 먹힌 것이다. 야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유권자들이 조국당으로 쏠렸다는 평가와 맞물렸다.하지만 제22대 국회가 열린 후 조국당의 기조는 모두 '윤석열 탄핵'에만 집중됐다. 민생 현안을 내세우기보단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격에 화력을 집중했다. 게다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자녀 입학 의혹을 조사하겠다면서 '한동훈 특검법'을 주장해 조 대표의 사감이 개입됐다는 지적도 받았다.야권 내부에서 평가도 좋지 않다. 조국당이 개원 초부터 자당 이익에만 지나치게 몰두하는 듯한 인상을 지속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대표적인 예가 원내교섭단체 조건 완화다. 20석인 교섭단체 조건을 10석으로 낮추겠다는 것이 조국당의 방침이다. 원내 협상에 참여해 존재감을 높이고 국가보조금 등을 더 높게 수령할 수 있는 교섭단체 지위를 누리고자 민주당에 협조를 요구했다.민주당은 조국당이 교섭단체가 되는 것에 달갑지 않다. 이 대표가 주도하는 민주당이 굳이 친문(친문재인) 성향을 띄는 조국당을 끼워 이들의 영향력을 올려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완곡한 거절을 통해 이들의 요청을 전략적으로 유보해 온 이유다.민주당의 은근한 홀대는 10·16 재보궐선거에서 조국당이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이겠다는 과도한 몸짓으로 나타났다.전남 영광군수 선거에서 민주당의 호남 독점을 깨겠다며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조 대표가 영광에 '월세살이'를 하고, 당원들이 지역에 상주하며 선거 유세에 나섰다. -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민주당은 이 지점에서 조국당에 대한 불만이 컸다. 윤 대통령 탄핵 분위기를 고조시키기에도 힘에 부친 상황에서 왜 조국당이 민주당을 향해 공세를 퍼부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쇄빙선이라고 스스로 칭하면서 같은 편을 향해 돌진했다"며 "이제는 조국당의 존재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그런데 조국당은 총력을 다한 영광군수 선거에서 '진보당'에도 밀려 3위를 차지했다. 이석하 진보당 후보의 득표율이 30.71%, 장현 조국당 후보는 26.56%였다. 민주당(41.09%)을 위협하기는커녕 호남에서 진보당에 자리를 내준 것이다.조국당은 패배에도 호남에서 민주당과 계속해서 맞대결을 펼칠 것이라는 점을 암시했다.황현선 조국당 사무총장은 "강고한 지역 독점 체제에도 얼마든지 균열을 낼 수 있다"며 "영남과 호남의 지역 독점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계속 도전하겠다"고 밝혔다.조국당의 이런 모습은 정치권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자녀 입시 비리 의혹으로 '피고인 신분'인 조 대표의 대법원 선고와 맞물리면서 조국당이 자연 소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여당보단 민주당에서 이런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크다.조 대표는 자녀들의 입시 비리와 장학금 부정 수수 혐의 등으로 1심과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선고는 올해 안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의 실형이 확정되면 조 대표는 의원직을 내려놔야 한다. '조국 없는 조국당'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조 대표의 형이 대법원에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조국당의 존재감은 더욱 미미해질 수밖에 없다"며 "조 대표를 대체할 만한 인물도, 그와 견줄 스피커를 할 만한 인물도 없다. 1인 소수 정당의 비애"라고 지적했다.여당은 조국당이 보조금을 받으며 오직 정부 발목만 잡는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조국당은 제21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2분기 경상보조금 5억2752만 원을 받았다. 제22대 국회에서 12석의 제3당 지위로 10억7326만 원을 수령했다. 현재 의석을 유지하면 조국당은 기본적으로 연 40억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국민의힘 관계자는 "앞으로도 조국당이 국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자신들이 국가로부터 받는 국민의 혈세를 생각하면 민생에도 신경을 더 써야지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