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내 직원 1600명 감원 계획…글로벌 직원 20% 규모북부 공장 확장 계획도 전면 중단…증설 대신 수율 제고에 집중전기차 수요 침체, 자본 조달 난항, 경쟁 심화, 안전사고 노출 등 겹악재
  • ▲ 스웨덴 노스볼트 공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스웨덴 노스볼트 공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유럽 최대 배터리 기업인 스웨덴 노스볼트(Northvolt)가 23일(현지시각)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노스볼트는 이날 경영전략계획을 사전 공개하면서 스웨덴 내 인력 16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세계 노스볼트 직원의 20%, 스웨덴 직원의 25%에 해당한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피터 칼슨 노스볼트 CEO는 "전기자동차에 대한 전반적인 모멘텀은 여전히 강력하다"면서도 "이번 결정은 회사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비용 및 자본 절감에 더욱 집중해 수익 구간에 더 빠르게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스볼트는 스웨덴 북부 셸레프테오의 공장 확장 계획도 전면 중단키로 했다.

    전기차 시장 둔화로 생산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하자 기존 설비의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노스볼트는 7월 "올해 연간 1GWh 규모의 생산량을 달성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지만, 현재 생산용량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노스볼트 지분을 약 21% 보유한 폭스바겐 역시 이날 "기존 생산라인(의 수율을) 개선하려는 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노스볼트는 중국의 CATL과 비야디(BYD), 한국의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로 고전하고 있다. 폭스바겐·골드만삭스·BMW 등으로부터 15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한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몇달간 유럽에서 전기차 보급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노스볼트는) 투자자들이 추가 자본 조달에 참여하도록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6월 BMW와 체결했던 20억유로(약 3조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계약이 취소된 것도 구조조정에 이르게 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노스볼트는 공장 내 파이프 결함으로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독성 화학물질 누출에 따른 직원 안전문제에도 직면했다. 독일 현지 경제지 다겐스인더스트리는 노스볼트가 이달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75억크로나(약 9825억원)를 모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 챔피언을 만들려는 유럽의 야심은 제조업체의 급격한 어려움으로 인해 위험에 처해있다"며 "올해 초 기업공개(IPO)를 고려하던 노스볼트는 생산량 증가가 주춤한 가운데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중국과의 배터리 셀 경쟁이 심화하면서 점점 더 많은 부담을 안게 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