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시한 제시하며 압박 … "공작 의혹도 수용"與 "회담 첫 의제로 특검 … 대화 말자는 것"與 내부서 제3자안 반대 여전 … "도움 안 돼"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서성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서성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한동훈 국민의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5일 첫 회담을 하기로 한 가운데, 여야는 '해병순직특검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야당은 26일을 시한으로 제시하며 한 대표의 '제3자안'에 대한 여당의 당론 법안 발의를 압박하고 나섰고, 여당은 "너무 막 나가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20일 정치권에서는 여야 대표가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는 자리에서 '민생 법안' 처리를 놓고 논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흐르고 있다. 그러나 '해병순직특검법' 등 쟁점 법안을 놓고는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어 긴장감도 함께 맴돌고 있다.

    '명심'(明心)을 등에 업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서 1위를 기록한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야 대표 회담에 앞서) 상식과 자기 약속에 맞게 채상병특검법 등에 대한 입장을 미리 준비하라"고 요구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발 제보 공작 의혹을 포함해야 한다는 한 대표의 제안을 수용하겠다면서 여당을 압박했다. 장 의원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다면 한 대표는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신속히 발의하라"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전날 "추가 조건 달지 말고, 토 달지 말라"며 "오는 26일까지는 '한동훈표 특검법안'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야말로 입장 정리가 돼야 한다며 반박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제보 공작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수용 가능하다 하지만, 또 어떤 분은 절대 불가다, 이언주 최고위원 같은 분은 절대 불가라고 얘기했다"며 "민주당도 한동훈표 안에 대해 입장 정리가 돼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의 당 법안 발의하는 타임 리미트(시한)까지 정해주고 안 지키면 뭐다, 이런 건 좀 너무 막 나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회담 테이블에 특검법과 같은 정쟁성 법안보단 민생 문제가 먼저 올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여야의 새 대표들이 만나 첫 의제로 이것(특검법)부터 논의하자는 것은 더 이상 대화의 기회가 없다는 의미로 보여진다"며 "일요일 첫 대화의 장에서 여야 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부터 먼저 논의하자는 것은 발전성이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대표의 제3자안에 대해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높다. 한 대표가 당내 의견 수렴 절차를 밟겠다고 했지만 대부분 "민주당의 정쟁 프레임에 말려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견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제3자안이라고 해서 다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독소조항이 많다"며 "무엇보다 민주당이 놓는 덫에 우리가 빠질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중진 의원도 "계속 민주당이 판을 벌이는 정쟁 속에 우리가 말려들어 갈 필요가 없다"며 "특검이 진실 규명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공수처 수사 결과를 먼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