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유임·교체냐 놓고 계파 갈등 조짐김재원 "정책위장 원내대표 파트너" … 韓 견제박정훈 "교체해야 대표가 정책주도권 쥘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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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한동훈 대표 체제로 출범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친윤(친윤석열)계인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친윤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30일 범친윤으로 분류되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 정 의장 유임·교체 논란에 대해 "정책위의장은 사실 원내대표의 파트너"라며 당 대표 취임에 따라 일괄 사퇴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관행상 1년 임기는 보장해 주는 게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이어 김 최고위원은 정책위의장이 당 대표가 아닌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라는 점을 짚었다. 그는 "당 대표의 권한이 너무 강해 원내대표가 정책위의장까지 관할하게 한 것"이라며 "정책위의장은 다른 당직자와 달리 당 현직 최고위원으로까지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반면, 친한계에서는 임기는 사실상 관행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친한 인사로 꼽히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한 대표의 정책 주도권을 위해 정 의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책위의장을 안 바꾸고는 당 대표가 정책 주도권을 쥘 수가 없다"며 "(정 의장의 거취)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지 않으면 앞으로 당정 간의 갈등 요인이 될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나아가 박 의원은 정 의장의 1년 임기를 내세우는 친윤계 견해를 두고 '용산 지시'라는 추측도 내놓았다.박 의원은 "정 의원은 굉장히 유능하고 합리적이고 성품이 온화한 분이다. 그럼에도 안 나가겠다, 임기가 1년이다(라고 하는 이유가) 혼자의 생각일까 싶다"며 "용산에서 '절대 물러나지 마'라는 미션이 있었던 건가. 다 추측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정 의장의 자리를 놓고 친윤과 친한 사이에서 미묘한 신경전이 오가는 것은 그의 거취에 따라 '한동훈 지도부' 과반이 친한 또는 친윤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당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최고위원회는 당 대표(1명), 최고위원(6명), 원내대표(1명), 정책위의장(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 등 4명이 '범친윤'으로 분류되고, '친한계'는 한 대표 본인을 포함해 장동혁 최고위원,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등 3명이다.결국, 임명직 최고위원과 신임 정책위의장 자리에 친한 인사를 앉혀야 과반이 확보되고 한 대표의 안정적인 당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친한계의 생각이다.한 대표는 비서실장과 사무총장직에 모두 '친한계'로 꼽히는 박정하·서범수 의원을 각각 임명했지만, 이들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권이 없다.한 대표는 정책위의장과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다음 주 안으로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한 대표는 전날 MBN과의 인터뷰에서 정 의장 교체 여부에 대해 "여러 가지를 숙고하고 있다"며 "63%의 득표율은 굉장히 어깨가 무거운 수치인데 그 의미가 뭐고 어떤 변화를 원하는 것인지 숙고해서 차분히 인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