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美서 체코 대통령 만나며 산업부 장관 체코로 급파친서 2장 분량…"양국 간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하자"프라하-인천 직항노선 주 4회 → 7회 항공 협정도 담겨
  • ▲ 윤석열 대통령과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4.07.11.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과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4.07.11. ⓒ뉴시스
    24조 원 규모 체코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이 선정된 것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치밀한 '세일즈 외교'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기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밀리에 체코로 보내 원전 수주를 위한 '친서'를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8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의 친서에는 "양국이 원전 분야에서 협력하면 원전 산업의 제3국 진출에 도움 될 것", "체코 프라하-인천공항 직항노선을 주 4회에서 주 7회로 증편하자"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페트르 파벨(Petr Pavel)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체코 정부가 추진 중인 신규 원전 사업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시공 능력과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총 7개 국가 정상과 양자회담을 가졌는데, 바쁜 일정으로 인해 파벨 대통령과 합의된 정상회담 시간은 20분으로 제한돼 있었다.

    윤 대통령은 회담이 15분쯤 지난 시점에 원전 관련 얘기를 꺼내면서 7월 중 발표할 신규 원전 건설사업에 한국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파벨 대통령에게 간곡하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50년 간 축적한 원전 건설 기술 운용 노하우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사업을 납기 내 성공적으로 추진(On Time, Within Budget)한 경험 등을 강조했다고 한다.

    파벨 대통령은 당시 "지금은 확답할 수 없다"고 답변했지만, 귀국 후 페트르 피알라 총리 주재 내각회의에 참석해 윤 대통령의 회담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황수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7.18. ⓒ뉴시스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황수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7.18. ⓒ뉴시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기간 안 장관을 '비밀 특사'로 체코로 보내 피알라 총리에게 친서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의 정상외교와 함께 정부가 '투 트랙'으로 전방위 수주전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의 친서는 A4 용지 두 장 분량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친서엔 "양국이 원전 분야에서 협력하면 원전 산업의 제3국 진출에 도움이 되고, 체코의 원전 산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현재 주 4회로 운행 중인 체코 프라하-인천공항 직항노선을 주 7회로 늘리자"는 내용의 '항공 협정'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런 것들을 비롯해 양국 간 다른 분야에서도 (전방위) 협력을 하자는 내용이 친서에 담겼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원전 수주를 위해 체코에 보낸 자료는 수만 페이지에 달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체코 정부는 200여 명의 전문가가 모여 총 20만 시간 동안 자료를 검토했고, 최종적으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경쟁력을 프랑스EDF 보다 높게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수원이 주축이 된 팀코리아는 17일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두코바니 5·6호기)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나머지 2기(테믈린 3·4호기)도 한수원이 수주하면 총 수주 규모는 40조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