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길 과속으로 진입 후 인도 돌진보행자들 잇따라 들이받은 후 차량 멈춰사고 목격자·전문가 "급발진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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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일 밤 발생한 시청역 사고현장에 놓인 국화꽃. ⓒ곽예지 기자
9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4명의 부상자를 낸 서울도심 역주행 참사와 관련해 사고 차량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과 사고 목격자들은 "급발진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운전자가 과속으로 역주행하다 사람을 들이받은 뒤 브레이크를 밟으며 멈춰 섰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급발진 사고의 경우 차량 전자시스템 이상으로 발생해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차량 제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운전자 A씨(68)의 신병을 확보했다. A씨는 경기도의 한 버스회사에서 약 1년가량 운전기사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A씨는 사고 당일 오후 9시28분쯤 지하철 2호선 시청역 12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제네시스 G80 차량을 몰고 도로를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잇따라 들이받았다.이날 사고로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망자들의 성별과 연령대는 50대 남성 4명, 30대 남성 4명, 40대 남성 1명 등이다. 사망자들은 시청 직원 2명과 시중은행 직원 4명, 대형병원 용역업체 직원 3명으로 파악됐다.경찰 조사 결과 당시 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급발진 사고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당시 사고 현장을 지켜 본 목격자들과 전문가들은 급발진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을 펴 사고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고를 목격한 한 시민은 “급발진은 절대 아닌 것으로 보였다”며 "급발진일 경우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을텐데 (사고 차량은)행인들을 잇따라 들이받은 뒤 브레이크를 밟고 멈춰섰다”고 말했다.다른 목격자도 “가드레일이 처참하게 부서지며 인근 상점들의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면서 “차량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지나갔고 모든 것이 순식간이었다"고 전했다. 또 "바로 앞에서 굉음이 들려 밖으로 나갔는데 사람들이 쓰러져 있고 차량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설명했다.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급발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본다”고 주장했다.염 교수는 “보통 급발진 차량들은 차량의 전자장치 이상으로 인해 속도에 오히려 가속이 붙고 속도가 줄어들거나 운전자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시 전환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겠지만 차량이 역주행 진입을 해버려 당황한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헷갈려 과속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와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며 A씨가 급발진을 주장하는 만큼 사고 차량에 대한 정밀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