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관심 높아지면서 2030 참여율 35%"나와의 약속 지키면서 생활 습관 변화" 연령상한 폐지 등 접근성 강화로 60대 이상 이용↑"포인트 쌓는 재미에 한두 정거장 미리 내리기"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서울형 헬스케어 프로그램 '손목닥터9988' 100만명 돌파 기념 '무동력 트레드밀 걷기 챌린지'에 참가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서울형 헬스케어 프로그램 '손목닥터9988' 100만명 돌파 기념 '무동력 트레드밀 걷기 챌린지'에 참가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손목닥터9988은 나와의 약속 같아요. 매일매일 목표를 깨고 있습니다." 

    최근 손목닥터9988 이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젊은 층 사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20대(14.6%)와 30대(20%) 비율은 전체 가입자의 35%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다. 

    94년생 송모씨의 하루도 손목닥터9988로 시작한다. 어머니의 추천으로 함께 사용한 지 2년 째. 가장 큰 변화는 생활 습관이다. 

    하루 목표 걸음 수는 8000보.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고 음료수 대신 물을 마시는 '소소한 나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평상시 물 대신 커피를 자주 먹고 운동을 잘 하지 않는 일상도 서서히 바뀌었다. 

    송 씨는 "오래 앉아있으면 '오늘 별로 안 걸었네' 이러면서 의식적으로 더 걷게 됐다"면서 "한 번 쓰기 시작하니 이제는 걷기가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매일 미션을 완료할 때마다 기분 좋은 성취감도 느낀다고 했다.

    손목닥터9988은 '월요병' 극복에도 활용된다. 송 씨는 "매주 건강 정보를 하나씩 알려주는데 월요일 출근길에 작은 웹툰을 보면서 가면 재밌다"고 전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쌓은 적립만 5만 포인트.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서울페이로 전환해 구민센터의 수영 강습비로 쏠쏠하게 이용했다. 

    올해는 따릉이 사용에 쓰고 있다. 송 씨는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데 포인트를 따릉이와 연동해 쓸 수 있어서 매력적"이라며 주변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 ▲ 손목닥터9988 앱의 메인화면. 각각의 미션을 성공하면 포인트가 적립된다. ⓒ손목닥터9988 애플리케이션 캡처
    ▲ 손목닥터9988 앱의 메인화면. 각각의 미션을 성공하면 포인트가 적립된다. ⓒ손목닥터9988 애플리케이션 캡처
    오세훈 서울시장의 '손목닥터 9988'이 밀리언셀러 조기 달성에 성공한 것은 더 많은 시민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과 편리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60~70대 참여 비율이다. 휴대전화만으로 이용할 수 있고 연령 제한(75세)이 없어지면서 사용자가 늘어난 것이다. 2021~2023년에는 60대가 11.8%, 70대 이상이 1.6%에 그친 반면 올해는 60대 참여자가 14.9%, 70대 이상 참여자가 6.0%로 증가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일일 평균 걸음수도 ▲40대 7041보 ▲50대 7681보 ▲60대 8406보 ▲70~74세 8650보 등 고연령일수록 열심히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엿본 정부환 씨도 '걷기 운동'에 푹 빠져있었다. 66세인 정 씨는 손목닥터 워치를 차고 오늘 아침에만 1만5000보를 걸었다. 이번주 8000보 이상, 주3회 걷기를 돌파하고 '실천목표'를 클릭했더니 하루에만 700포인트 이상이 쌓였다. 

    지금까지 적립된 포인트만 6만8000점. 1인당 최대 10만 포인트를 받을 수 있으니 벌써 절반 이상을 성공한 셈이다. 서울페이로 바꿔 편의점에서 간식을 고르는 재미에 승부욕은 더 커진다고 했다. 

    그는 "일부러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며 "포인트가 쌓이니 솔깃하고, 건강도 도움이 되니 일석이조다"라고 말했다.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정 씨는 걷기뿐만 아니라 심박수, 혈압, 스트레스 등의 기록을 확인하며 건강관리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약을 먹고 있으니 더 걸으려고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데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사용에 특별히 어려운 점도 없어 꾸준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오는 9월부터 손목닥터9988을 활용해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더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로 심장질환, 당뇨병의 주범인 대사증후군과 관련해 서울시가 관리하고 있는 인원만 172만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유병률은 24.9%로, 성인 4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에 해당하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흡연자, 고위험 음주자,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유병률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손목닥터9988을 통한 건강관리 서비스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