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에서 예방·관리 중심으로 건강 패러다임 변화 2021년 건강습관 지원하는 서울형 헬스케어 도입 오세훈 "운동이 사회적 문제 해결의 열쇠될 것" 기술적 오류, 건보료 효과 등 개선 과제도 산적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 일대에서 열린 '올림픽데이런 2024' 마라톤 참가자들에게 응원을 건네고 있다. ⓒ서울시 제공
    ▲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 일대에서 열린 '올림픽데이런 2024' 마라톤 참가자들에게 응원을 건네고 있다. ⓒ서울시 제공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건강과 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기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웰니스(wellness)' 케어가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웰니스는 웰빙(well-being),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건강을 유지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의미한다. 

    이같은 웰니스 수요는 코로나19 이후 공공의 건강관리 체계에도 변화를 초래했다. 질병의 치료에서 예방과 관리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확장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건강도시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시정의 중요한 목표로 떠오른 것이다. 

    그 중심에 오세훈 서울시장의 '손목닥터9988'이 있다. 이 사업은 스마트워치와 모바일 앱을 이용해 걸음 수를 측정하고 포인트를 모아 시민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서울형 헬스케어 프로그램이다. 

    최근 손목닥터9988 참여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정책의 효과는 무엇이고 실제 이용자가 말하는 후기는 어떤지 차례로 알아봤다. 
  • ▲ 건강한마당&손목닥터 9988 걷기 챌린지. ⓒ서울시 제공
    ▲ 건강한마당&손목닥터 9988 걷기 챌린지. ⓒ서울시 제공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손목닥터9988이 도입된 지난 2021년 이후 약 3년 만에 누적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가입자는 꾸준히 늘어 2021년 5만명에서 2022년 23만명, 2023년 45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3월부터는 선착순이 아닌 상시모집으로 전환해 55만 명이 신규 가입하면서 100만명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기존 75세였던 참여연령 제한을 폐지하고 휴대전화만으로도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 접근성과 편리성을 개선한 결과다. 

    손목닥터9988은 스마트워치와 모바일 앱으로 시민 스스로가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비대면 통합서비스다. 걸음수 랭킹, 건강습관 형성을 위한 건강정보, 인공지능(AI) 기반 식사 기록과 섭취 칼로리, 마음건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활동에 따라 쌓이는 포인트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1인당 최대 10만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며, 이 포인트는 서울페이로 전환해 병원, 약국, 편의점 등 시내 11만여 곳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손목닥터9988의 가장 큰 특징은 행정이 시민의 평생 건강케어를 지원해 준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고립, 자살 등 사회적 문제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오 시장의 철학이다. 

    그는 지난 1월 페이스북에서 "어릴 적 몸이 약한 편이었던 저는 대학 입학 이후 지금까지 일부러라도 꾸준히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다"며 "달리기부터 자전거, 철인3종, 그리고 근력운동까지. 운동의 순기능을 절실히 체험했고 그래서 '몸을 움직인다는 것'의 가치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민과 운동을 통한 건강관리의 혜택을 함께 누리고자 만든 것이 손목닥터 9988"이라며 "운동은 마음에도 '햇살'이 돼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 사회적 고립, 외로움, 절망감, 그로 인한 자살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손목닥터9988 이용자들의 건강 상태는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에 따르면 1차 시범사업 참여자 5만명 중 응답자의 84.7%는 "건강생활 습관 개선에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 45.2%는 이전보다 걸음 수가 늘었고, 과체중·비만 참여자의 12.4%는 체중을 줄였다고 응답했다. 

    다만 손목닥터9988이 대한민국 표준 모델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앱 오류 등 기술적 문제와 향후 건강보험료 효과에 대한 면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서울시의회 이소라 시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제322회 임시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지난해 서울시 사업 중 손목닥터9988의 민원이 가장 많았다"며 "해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앱 연동오류, 데이터 로딩 시간 소요 등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으며 과연 이 사업이 장기적으로 시민 건강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는지 면밀한 평가와 입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