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 당원대회서 김혜경 대의원 선출 당내서도 "불필요한 행동, 논란 자초" 우려계양을 "대표실에 들으라"…李, 24일 대표 사퇴
  •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배우자 김혜경씨. ⓒ정상윤 기자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배우자 김혜경씨. ⓒ정상윤 기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가 민주당 전국 대의원으로 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의원은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의 20배에 달하는 투표 비중을 가지는데 김 씨가 이런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7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김 씨는 전날 인천시 계양구 인천교통연수원에서 열린 민주당 인천광역시당 계양구을 지역위원회 지역당원대회에서 대의원에 선출됐다. 기존 대의원대회가 민주당 내 당원권 강화 방침과 맞물려 '지역 당원대회'로 변경됐다. 이날 대회에는 24일 당대표를 사퇴한 이 전 대표와 김 씨가 함께 참석했다. 

    앞서 민주당 인천시당은 지난 16일 인천 계양을 지역 전국대의원 모집공고를 내고 24일에는 지역당원대회 소집을 알렸다. 대회 의제는 선출직 전국대의원 선출, 선출직 상무위원 선임, 기타 안건 등 3가지였다.

    민주당 대의원에 입후보하기 위해서는 권리당원 10명의 추천서와 신청서를 직접 지역 사무실에 방문 접수 하거나 이메일로 접수해야 한다. 신청서의 서명도 필수다. 사실상 김 씨가 스스로 대의원 후보로 나선 것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의원은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선출직 대의원 등으로 구성된다. 민주당이 지난해 당헌을 개정 하면서 대의원의 영향력이 이전 같지 않지만, 여전히 표의 가치는 권리당원에 비해 월등하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대 대의원 표의 가치를 기존 60대 1 수준에서 20대1 이하로 변경했다. 이 전 대표의 당원 권한 강화 방침과 맞물려 내려진 조치다. 이 전 대표는 최근에도 당원권 강화를 위해 국회의장 후보 경선과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원들의 의사를 반영하기로 하는 등 '당원권 강화'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최근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은 민주당 권리당원에 만족하지 않고, 대의원 후보에 대거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대표의 팬클럽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는 대의원이 됐다는 글이 적지 않게 게재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김 씨가 대의원을 맡을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불필요한 행동으로 큰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압도적인 당선이 예측되는 이 전 대표의 배우자가 굳이 대의원이 될 이유가 없다. 논란을 자초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인천시 계양을지역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에 "당대표실을 통해 입장을 들으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4일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