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6월 5일 '건국전쟁' 방영 확정KBS 3노조 "종편도 하는데 KBS는 왜 못 하나"
  • TV조선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이승만 건국대통령의 정치역정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건국전쟁(The Birth of Korea)'을 오는 5일 방영하기로 한 가운데, 왜곡된 현대사를 재정립하는 공익적 성격의 영화를 정작 공영방송이 틀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나왔다.

    KBS공영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주인식)은 지난 3일 배포한 <영화 '건국전쟁', KBS는 안 트나 못 트나>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앞서 KBS가 이 영화를 방송할 것을 촉구한 바가 있으나 회사는 그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그 결과 전국의 시청자들은 KBS가 아닌 종편 채널을 통해 이 영화를 만나게 됐다"며 '건국전쟁'이 지상파에서 먼저 공개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KBS공영노조는 "'건국전쟁'은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 이승만에 대한 잘못된 비판들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그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업적들을 잘 담아냈다"며 "편집, 화질, 음질, 음악효과 면에서도 수준이 높다"고 호평했다.

    이어 "감동과 흥미의 요소도 상당해 현장의 관객들은 눈물과 박수로 성원했다"며 "그 결과 다큐 영화로서는 근래 최대 흥행기록을 세웠다"고 되짚은 KBS공영노조는 "이 영화는 분명 좌파가 득세하고 있는 영화 시장에서 드물게 대중적 성공을 거둔 귀한 '親 대한민국 콘텐츠'라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KBS공영노조는 "공영방송 KBS는 진작 이런 프로그램을 제작했어야 했다"며 "아니면 우리가 주장했듯이 그 판권이라도 구입해 방송해야 했다. TV조선이 할 수 있는 일을 KBS는 왜 못하나"라고 꾸짖었다.

    KBS공영노조는 "1875년 태어난 이승만은 격동기의 이땅에 몰아친 역사적 과제들을 빠짐없이 자신의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일생동안 투쟁을 벌였던 혁명가로, 청년기일 때는 조선의 근대화운동, 성년이 돼서는 일제에 맞선 독립운동, 노년기에는 반공건국운동에 헌신했다"며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금의 이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든 요인을 꼽자면 수많은 사건과 인물을 들 수 있겠지만, 한국인 중에서는 이승만만큼 지대한 역할을 한 사람은 없다"고 해석했다.

    그러함에도 지금까지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이라는 KBS는 이승만의 일생과 업적을 제대로 다룬 프로그램을 방송한 적이 없다고 일침을 가한 KBS공영노조는 "보수 정권 하에서는 그를 외면했고, 좌파 정권 시기에는 마음놓고 왜곡, 폄훼, 경멸했던 것이 KBS의 역사"라고 질타했다.

    KBS공영노조에 따르면 2006년 방영된 KBS 1TV 드라마 '서울 1945'와 2008년 공개된 다큐멘터리 'KBS 한국사전 - 이승만 2부작'은 허위사실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정적인 면을 과장하거나 그를 권력욕의 화신으로 몰아갔고, 2015년 6월 24일 KBS '뉴스9'는 <"이승만, 일본 망명 정부 요청" 비밀문서 첫 확인>이라는 보도에서 자료의 날짜를 조작해 이 전 대통령에게 '6·25전쟁 도망자'라는 이미지를 덧씌웠다. 또 2019년 3월 16일 방영된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는 "(이 전 대통령을)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는 망언이 가감 없이 방송되기도 했다.

    KBS공영노조는 "물론 이승만에게도 공만 있지는 않고 과도 있을 것"이라며 "식민통치의 유산과 빈곤, 좌우대립, 그리고 전란의 와중에 적지않은 시행착오와 비효율이 발생했고, 공권력 행사 과정에 피해를 입은 사람도 있었다. 하야의 과정도 분명 아름답지 못했다"고 균형잡힌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 모든 면을 아울러 살펴본다면 그의 존재감은 더욱 크게 우리에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 KBS공영노조는 "그런데도 여태껏 우리 주변에서는 그의 부정적 요소만 들춰내고 악의적으로 사실을 조작하고 함부로 폄훼하려는 움직임들만이 횡행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KBS공영노조는 국내 좌파 세력이 이 전 대통령을 집요하게 짓밟으려는 근본적 이유는, 그들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한민국 건국의 1등 공신이었고, 공산세력의 침략에 맞선 전쟁 지도자였기에 북한과 남한의 좌파 세력은 그를 부정하고 증오한다"고 해석한 KBS공영노조는 "2011년 손병두 이사장, 김인규 사장 시절 KBS는 그래도 이승만의 진면목을 살펴보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으나, 지금 박민 사장 체제에서는 지금까지 그런 종류의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며 "외부에서 이승만 영화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도 오불관언"이라고 씁쓸해 했다.

    KBS공영노조는 "보수 정권에서 KBS 수장이 된 박민 사장은 지난 민노총 출신 사장들과 달라야 한다"며 "노조 핑계, 외부 정치 세력 핑계로 대한민국 건국사를 외면할 거라면 그것은 스스로를 역사의 죄인으로 만드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공영노조는 "KBS 경영진은 지금이라도 영화 '건국전쟁'을 통해 이승만이라는 존재를 역사의 밝은 무대에 올려 더 많은 국민들이 그의 진면목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며 성명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