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 '고성국 반대' 시위공영노조 "KBS, 진행자 제대로 보호해야"
  • ▲ KBS 1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전격시사' 방송 화면 캡처. ⓒKBS 1라디오 공식 유튜브 채널
    ▲ KBS 1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전격시사' 방송 화면 캡처. ⓒKBS 1라디오 공식 유튜브 채널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전격시사'를 진행 중인 시사평론가 고성국 씨가 첫 출근한 지난 20일부터 닷새간 KBS 기자들의 '피켓 시위'를 뚫고 라디오 스튜디오에 들어가는 곤욕을 치른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KBS공영노동조합(이하 '공영노조')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소속 조합원들과 KBS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이 기간 매일 아침 고씨가 나타날 때까지 KBS 본관 4층 라디오생방송센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고씨가 나타나면 '고성'과 '길 가로막기' 등으로 출근길을 방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은 이들은 "편파 막말 고성국은 KBS에 자리 없다!" "대통령만 좋아하는 고성국! 공영방송 진행자 자격 없다!"는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라디오센터 앞 복도와 KBS 사옥 로비 등에서 고씨의 하차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공영노조는 "매일 아침 장시간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KBS에 오는 외부 인사가 이런 수모를 당하고 있다"며 어떤 위해를 받을지, 무슨 사고가 생길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제대로 된 방송국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공영노조는 "이것은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명백한 압력 행위로, 정당한 의사 표현이나 노조 활동의 범위를 벗어난다"며 "매일 아침 스튜디오 앞에 여러 사람이 몰려와 거칠 것 없이 위력을 휘두르는데, 위축되지 않을 제작자와 MC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고성국 씨는 시사평론가로 경험이 풍부하고 명망이 높은 인사"라며 "일찌기 권위주의 시대가 끝나고 방송 민주화의 물결이 드높았던 1990년대에 KBS 시사고발프로그램 '추적60분'을 진행한 경험도 있다"고 소개한 공영노조는 "입만 열면 제작 자율성을 부르짖던 노조가 자신들 편이 아니라고 이런 식으로 프로그램에 압력을 행사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꾸짖었다.

    공영노조는 "사내외 좌파 세력들이 그의 최근 몇몇 발언을 걸고넘어지고 있지만, 정작 문제 삼아야 할 것은 그동안의 편파방송이지, 이를 지적했던 고씨가 아니"라며 "만약 좌파 정부 하에 있었던 KBS의 수많은 과오를 비판하지 않고 입닫고 있었다면, 그런 사람이야말로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까지 주진우·최경영 등 '정치색'이 짙은 인물들이 KBS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사실을 거론한 공영노조는 "언론노조 KBS본부가 무슨 염치로 고씨의 자격을 문제삼는단 말인가. 또한 회사는 이러한 프로그램 방해 행위에 대해 언제까지 눈을 감고 있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공영노조는 "회사는 이제부터라도 프로그램 진행자를 제대로 보호해야 한다"며 "프로그램 제작을 방해하고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사내 세력을 엄정히 단속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