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은행권 보유 부동산 그림자 금융 926兆…사상 최대치노무라 "태영건설 워크아웃, PF 부채 스트레스 시작일 가능성"
  • 블룸버그통신이 한국의 부동산 PF발 대 위기를 경고했다.

    부동산 대출 부실 등의 여파로 한국이 그림자 금융(비은행 금융) 분야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지시각으로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그림자 금융 부문의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서 균열에 대해 글로벌 IB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들은 문제가 많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채 규모가 111조원에 이른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티로웨프라이스의 쿠엔틴 피츠시몬스 글로벌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한국의 현 상황에 대해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축소판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는 926조원으로, 전년(886조원)보다 4.5% 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10년 전보다는 4.2배 증가한 것이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6.55%로 전년 대비 3.14%포인트 올라 2011년 저축은행 사태(5.8%포인트) 이후 12년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으며, 올해 1분기 연체율도 작년 말보다 상승했다.

    증권사 PF 관련 대출의 연체율 역시 지난해 3분기 말 13.85%, 4분기 말 13.73%로 올라온 상태다.

    블룸버그는 당국의 신속한 정책 대응을 통해서도 한국의 우려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부실로 건전성 위기가 고조된 저축은행을 상대로 최근 현장 점검에 돌입키로 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정부가 (부동산 부문)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것"이라면서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끝이 아니며, PF 부채 스트레스의 시작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1300억 달러(약 179조원) 이상의 회사채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중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신용 위험이 경제 전반에 타격을 가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 부동산 문제에 아직 최악은 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블룸버그는 1990년대 일본에서와 같이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대출 부실과 경제 타격이 심해질 경우 당국의 대응 여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규모로 투자해왔으며, 코로나19 이후 상업용 부동산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