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하' 김준혁 논란 후 女 이탈 조짐1주만 오차범위 밖→오차범위 내 격차 좁혀져與 "金 논란, 수도권 경우 10석까지 좌우할 것"
  •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1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와 배우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1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와 배우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4·10 국회의원 총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범야권 후보들의 각종 논란을 전면에 내세워 막판 맹추격에 나섰다. 특히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의 과거 '여성 비하' 혹은 '여성 혐오' 발언을 부각시키며 이른바 '이대녀'(20대 여성) 표심 흔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잘못된 성 인식에서 비롯된 김준혁 후보의 여성 혐오성 발언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여성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판단, 이들의 지지를 여권으로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연일 김준혁·민주당 때리며 女 표심 공략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수도권 지원유세 현장에서 '여성 유권자' 표심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광주갑·을 함경우·황명주 후보 지원유세에서 "여성 유권자분들에게 여쭤보겠다"며 "김준혁 그분이 했던 얘기들을 농담이랍시고 모두 깔때기처럼 여러분 모아놓고 한 뒤 여러분의 표정을 그 사람이 즐겼다고 생각해 보시라"고 했다.

    이어 "재수 없는 정도가 아니다. 그 사람 쫓겨난다. 직장을 잃는다. 완전히 축출당한다. 그게 2024년의 대한민국의 기준"이라며 "한 10년 전, 15년 전에는 우리 직장 상사들 중에는 이상한 사람이 많았지만 정말 많은 분이 유난 떤다는 이상한 비난 이겨가면서 만들어낸 대한민국의 대단한 성취고 진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성취를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가장 예민한 때인 지금 정치인들은 여러분이 하라면 양잿물도 마신다. 그런데 그런 예민한 시기에도 김준혁 같은 사람 '오케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김 후보의 논란이 불거진 이후 이어진 지원유세에서 줄곧 김 후보와 민주당을 정조준해 "민주당은 여성혐오 정당" "성희롱 정당" 등으로 규정하고 맹공을 펼쳐왔다.

    실제로 김 후보 논란 이후 여성 표심의 민주당 이탈 양상을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 3월 4주차 조사를 살펴보면 여성 응답자의 43.0%는 민주당을, 34.9%는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열세를 보인 것이다.(지난달 28~29일 실시,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 대상,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 4.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그러나 바로 다음에 실시된 조사 결과를 보면 양당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지만 격차는 좁혀졌다. 지난 조사 대비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세에 직면했고, 국민의힘이 이를 흡수해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월 1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여성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41.5%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여성은 38.1%로 집계됐다.(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이대녀' 분노투표에 野 이탈 기대감↑

    여성들의 민주당 지지 철회 추세가 나타나면서 국민의힘은 여성들의 보수 표심 복원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이 젠더 이슈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틈을 타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갈라치기' 이슈로 등 돌린 여성 표심을 다시 끌어오겠다는 심산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젠더 이슈를 띄워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을 얻는 데 성공했지만, 갈라치기 논란으로 '이대녀'의 보수 혐오증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국민의힘이 띄운 여성가족부 폐지, 여성 징병제 등은 여성들의 보수 혐오증의 촉매제가 됐고 여성 표심이 민주당을 향하게 된 것이다.

    '젠더 이슈'는 선거 국면에서 휘발성이 컸다. 이번 총선 역시 김 후보의 막말 논란으로 젠더 이슈가 선거를 관통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후보는 과거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제자들을 성 상납에 동원했다"는 발언을 비롯해 '연산군 스와핑' 발언, 유치원·육군사관학교 등 다양한 대상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사실과 다르거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이다.

    이에 이화여대를 비롯한 여성단체와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등 각계각층에서 김 후보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2030 여성 표심은 젠더 이슈, 성 범죄에 특히 민감하다는 점을 일찌감치 깨달은 국민의힘은 막판 이탈표가 수도권 등 격전지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고 보고 민주당의 실책을 부각해 여성의 분노 투표를 기대하는 눈치다.

    김경율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후보의 논란을 겨냥해 "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감히 수치화 해본다면 2~3%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의 경우 10석까지 좌우할 것이라고 보느냐'라는 질문에는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