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형·이미경 집필, 국립극단 청소년극 연작 '슈퍼 파워' 초연

국립극단은 청소년극 단막극 연작 '슈퍼 파워'를 5월 9일부터 6월 1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는 2022년 '트랙터'라는 제목의 청소년극 단막극 3편 연작을 처음 시도해 86.2%의 높은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 후속으로 단막극 2편 연작인 '슈퍼 파워'를 준비했다.

이번 작업에는 극작가 박근형·이미경이 참여해 각각 '슈퍼마트', '초능력 갤러리'를 무대에 올린다. 두 작품은 청소년이 갖고 싶어하는 초인적인 '힘'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했다.

'슈퍼마트'는 연출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근형 작가가 '빨간 버스'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청소년극 신작이다. 복싱이 유일한 낙이었던 16살 가장 '연이'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냉동 고양이'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혼자 서 있기도 버거운 연이의 작은 세상 속 담담한 현실이 아빠의 환상과 뒤섞이면서 고양이의 춤과 노래가 가미된 판타지적 색채로 무대에 펼쳐진다.  박근형 특유의 투박하지만 감성을 툭 건드리는 대사와 노랫말들이 잔잔한 위로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초능력 갤러리'는 '그게 아닌데'로 각종 연극상을 휩쓴 이미경 작가의 첫 청소년극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초능력 갤러리'에서 만나 자살을 모의하는 청소년 4인방의 역동적이고도 처량한 서울순례길을 담았다.

뜻대로 되지 않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 근원에 대한 고민과 우리 안에 숨겨진 그늘을 마주하고 위로를 건넨다. 이 작가는 인터넷에 성행하는 우울증 커뮤니티, 자해 커뮤니티 등을 직접 조사하고 '우울'과 '자기혐오'에 괴로워하는 동시대 청소년들의 모습을 작품에 반영했다. 

백상예술대상, 동아연극상 등을 수상한 황순미·최순진·김하람을 비롯해 마두영·송석근·강서희 등 배우 6명이 출연한다. 연출은 'X의 비극', '누군가 올 거야' 등 감각에 집중한 회화적인 표현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온 윤혜진이 맡는다.

윤 연출은 "공연을 보는 청소년들이 우울함, 슬픔, 아픔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재단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여 봤으면 좋겠다. 지금, 여기서, 살아 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각들이다"며 "청소년들이 어른들과 함께 관람하고 끝난 후 서로의 감각을 공유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티켓은 오는 11일 오후 5시부터 국립극단 홈페이지와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며, 국립극단 유료회원은 9일부터 선예매할 수 있다. 5월 12일 공연 종료 후에는 윤혜진 연출, 신윤아 드라마투르그 등이 참여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