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통제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한국에 "올바른 판단과 자주적 결정을 내리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과 미국이 관련 사안에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뒤 반응이다.

    4일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한국의 경제적 연계는 밀접하고, 산업·공급망은 고도로 맞물려있으며, 반도체 산업은 서로가 업스트림·다운스트림 관계"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올바른 판단과 자주적인 결정을 내려 각 당사자와 함께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개방·투명·포용·비차별의 다자 무역 시스템을 수호하고, 경제 문제의 정치화·안보화 행태를 함께 막아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당국자들이 지난 2월과 3월 한국 정부와 중국을 상대로한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통제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2022년부터 반도체 장비·기술의 중국 기업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했고, 한국도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이 최대 교역국인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요구사항에 고민을 지속 중이다.

    한국이 미국의 수출 통제에 동참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중국에서 사업하는 주요 기업이 받을 불이익이 우려된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오는 6월 중순 예정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전에 한국과 합의에 도달하려고 하지만, 한국은 미국 요청을 들어줄지 토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에 대해 회유와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왕원빈 대변인은 "중국은 일관되게 국가와 국가 사이의 무역과 과학·기술 협력은 글로벌 산업·공급망 수호와 자유·개방 국제 무역 질서 안정화에 이로워야지 제3자와 제3자의 이익을 겨냥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자기 패권을 지키기 위해 경제·무역과 과학·기술 문제를 정치화·도구화·무기화하고, 이를 위해 동맹의 힘을 기꺼이 희생시킨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