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준석, 나를 지우려고 기획"이준석 "할 말 많지만 하지 않겠다"
  •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20일 이준석 공동대표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개혁신당이 제3지대 4개 세력을 통합하겠다고 합의한 후 11일 만이다. 이낙연 대표는 기존에 몸을 담았던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낙연 공동대표의 결별 선언을 두고 빠르게 받아들였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는 통합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며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당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 부실한 통합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통합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 2월 9일의 합의를 허물고,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의 표결로 강행처리됐다"고 개탄했다.

    이낙연 대표 측은 전날 개혁신당이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총선 지휘권을 위임하는 안건을 의결하자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등의 표현을 쓰며 격하게 반발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낙연과 김종민을 몰아내고 이준석 사당화를 완성시키겠다는 기획"이라고도 했다.

    이낙연 대표는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 그들은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며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다.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다"고 토로했다.

    그는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며 "더구나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 "도덕적 법적 문제에 짓눌리고 1인 정당으로 추락해 정권견제도, 정권교체도 어려워진 민주당을 대신하는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며 "민주당의 자랑스러웠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저희가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낙연 대표의 결별 선언 후 1시간 뒤 이준석 대표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준석 대표는 "통합을 선언한 지 10일 만에 이낙연 대표께서 이끄시는 새로운미래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참담한 마음"이라며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누군가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할 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시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제 일을 하겠다. 양질의 정책과 분명한 메시지로 증명하겠다"며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에 실망하신 유권자께 더 나은, 새로운 선택지를 마련해 드리기 위해 개혁신당은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의 기자회견을 두고 새로운미래는 결별의 책임이 전적으로 이준석 대표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획된 상황을 만들어 이준석 대표가 인위적으로 새로운미래를 축출했다는 주장이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이날 "이준석 대표와 여러 번 얘기를 했는데 다 배복주 씨 얘기만 했다"며 "자기 지지자들이 당원게시판과 펨코(에프엠코리아)에서 떠나간다며 여기에 대한 대책을 세워 달라는 이야기만 줄곧 했다"고 밝혔다.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도 "이낙연 대표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한다는 통합 합의문에 잉크도 안 마른 상황에서 자신에게 모든 권한을 달라며 판을 엎어버린 것은 전적으로 이준석 대표"라며 "정해진 수순이라는 듯이 바로 기자회견을 하고 수용하며 대인배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이번 파행을 기획했다고 인정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준석 공동대표는 ▲선거 정책·홍보 지휘권을 이준석 대표가 가질 것 ▲물의를 일으킨 인사를 당직과 공천에서 배제할 것 ▲지도부 전원이 지역구 출마를 결의할 것 등을 새로운미래에 요구했다. 

    이를 위해 열렸던 전날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양측 간 고성이 오갔고 이 공동대표와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반발하며 자리를 떴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즉각 표결을 통해 만장일치로 이 공동대표에게 총선 지휘권을 위임하기로 했다. 지난 9일 합의문에 명시된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 대표가 맡는다'는 말을 열흘 만에 뒤집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