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文,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책임져야"임종석·노영민 불출마 요구도… "석고대죄해야"내년 총선 출마 앞두고 '이재명 줄서기' 민주당 일각 "秋, 尹대통령 만든 장본인"
  • ▲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뉴데일리DB
    ▲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뉴데일리DB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연일 '친문(친문재인) 저격수'의 면모와 행보를 보이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당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계 간 계파 대립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추 전 장관이 '친명 색채'를 분명히 하면서 총선 출마 채비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은 잘못 보필한 두 비서실장(임종석·노영민)을 추천할 것이 아니라 곽상언 변호사를 (총선 공천에) 추천해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어 추 전 장관은  "곽 변호사는 문재인정부가 윤석열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하기 전 '재앙의 씨앗이 될 것이니 임명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고 한다"며 곽 변호사를 추켜세웠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 변호사는 서울 종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그러면서 곽 변호사의 "포괄적으로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판단하고 임명한 것이니 그 결과도 책임져야 한다고 본다. 결과를 책임지는 것이 대통령의 자세라고 본다"는 발언을 인용해 문 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앞서 추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의 '복심'인 임종석·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총선 출마를 비판했다. 윤석열정부 탄생에 이들의 책임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두 전직 비서실장을 겨냥해 "정치적 양심을 보여줘야 한다"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민주당 내 친명 인사들의 최근 행보와도 궤를 같이한다. 친명 원외 조직인 민주당혁신행동도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임·노 전 실장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했다. 추 전 장관의 주장처럼 윤석열정부 탄생에 기여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임 전 실장은 29일 한 방송에 나와 추 전 장관을 향해 "자꾸 도를 넘어가는 것 같다"며 "우리끼리 주고받아도 못난 집안싸움이니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추 전 장관이 장관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게 징계를 내린 사실을 상기하면서 "윤 총장이 대권주자로 완전히 부상한 사건"이라며 "기억의 편집이 너무 심하다"고 직격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도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장본인이 추미애"라며 "결국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장관 임기 내내 당시 윤 총장과 갈등을 빚어 살아 있는 권력에 맞서는 이미지를 만들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 총장이 대선주자로 나오는 데 추 전 장관이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뤘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22년 2월15일 대구 동성로를 찾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만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데일리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22년 2월15일 대구 동성로를 찾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만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데일리
    추 전 장관의 '문재인 때리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6월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자신의 법무부장관직 사퇴 배경과 관련 "문 전 대통령이 저에게 물러나 달라고 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됐다. 추 전 장관은 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사퇴를 종용했다고 직격했다. 이에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조차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추 전 장관이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받고자 '이재명 대표에게 줄을 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친문계 민주당 한 의원은 추 전 장관의 행보를 두고 "친문계를 타격해 자신의 입지를 세우려는 것"이라며 "당 대표와 장관까지 한 사람이 너무 오만하다"고 혀를 찼다. 민주당 주류로 자리 잡은 친명계와 구주류로 전락한 친문계 간 대립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친명 노선'으로 갈아탔다는 것이다.

    마침 추 전 장관의 출마 예정지로 거론되는 지역구 중 하나인 서울 광진을은 현재 친문계 고민정 의원이 지키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이 지역에서 내리 5선을 했지만 21대 총선에서는 출마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총선 출마의 군불을 땐 추 전 장관은 지역구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고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친문 인사들을 향한 친명계의 공세를 두고 "민주당이 필패하는 길"이라며 "친명·친문 프레임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문재인정부 출신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이날 'KBS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친명 인사들의 '자객공천' 논란과 관련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거에서 유일한 힘은 단합이고 단결"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