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구원투수가 선발 노릇하면 곤란좌타자 잡을 '돌직구' 던지는게 좌완 김경율의 포지션
  • <‘차범근-하석주’와 ‘한동훈-김경율’ ··· 왼발과 왼팔>

    황당한 기억 하나.
    때는 1998년, 장소는 프랑스.
    월드컵 축구는 4년마다 세계를 달아오르게 한다.
    당시 대표팀은 차범근 감독(이하 존칭 생략)이 맡았다.
    그의 독일식 애칭은 ‘붐 차’다.

    독일과 한국은 인연이 많다.
    독일인들이 한국인들에 대해 우호적인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가 우스개 같지만 ‘붐 차’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독일 득점왕에 올랐다.
    한국이 최초 수입한 득점왕은 태국 출신 ‘피아 퐁’이고, 한국이 최초 수출한 득점왕은 ‘붐 차’였다.

    ‘붐 차’
    지휘 아래 한국 팀은 최종예선에서 ‘도쿄 대첩’을 거뒀다.
    차범근의 인기는 절정에 올랐다.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도 달아올랐다.

    한국의 전통이다.
    16강 진출을 위해 항상 ‘경우의 수’를 먼저 따진다.
    결론은 ‘1승’이 꼭 필요한데, 같은 조의 가장 약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한국은 멕시코를 상대로 1승을 노렸다.

    차범근은 과학 축구를 지향하는 듯, 경기장에 노트북을 직접 들고 다녔다.
    멕시코와의 1차전 전반 27분 ‘왼발의 달인’ 하석주 선수가 선제골을 터트린 순간, 말 그대로 환호작약이었다.
    처음 나온 월드컵 선제골이었다.
    차범근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순식간에 반전이 일어났다.
    곧바로 선제골의 주인공 하석주가 백태클과 함께 퇴장당한 것이다.
    반전도 그런 반전이 없었다.

    멕시코 팀은 기세가 올랐다.
    원래도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한국 팀은 실력이 부족한 와중에 선수 숫자도 한 명 부족했으니, 경기 내용은 안 봐도 알만했다.
    당황 속에 우왕좌왕.
    한국팀은 철저히 망가졌다.
    한국은 월드컵 1승을 거두기 위해 4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그때 그 백태클은 오버였다.
    투혼이 전략을 앞지른 경우다.

    ■ 김경율의 백태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하 전칭 생략)이 국힘 지휘를 맡고 명분과 기세 면에서 민주당을 압도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김경율 비대위원이 ‘명품백’ ‘마리 앙투아네트’를 언급해 당을 분열시켰다.
    백태클이다.

    하석주는 멕시코 팀 선수를 상대로 백태클을 했지만, 김경율은 같은 팀 동료를 상대로 백태클을 가한 격이다.
    오버도 보통 오버가 아니다.
    외국 선수들 앞에서 같은 한국 선수들 간에 난투극을 벌이는 모양새다.
    자칫하면 국힘은 이번 총선 말아먹고, 4년을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다행히도 축구가 아니라 야구다.
    따라서 ‘레드카드’는 없다.

    김경율
    은 맞춤형 불펜 좌완이다.
    과학이다.
    좌투수는 좌타자에 강하다.
    미국 MLB 구단주들이 모이면 항상 하는 소리가 있다.
    하나, “구단이 적자다”.
    둘, “쓸 만한 좌투수가 없다”.

    그들은 왜 좌완을 찾을까?
    좌타자를 잡기 위해서다.

    타격왕 중에 좌타자가 많다.
    좌타자가 달려갈 1루까지의 거리가 우타자에 비해 한 걸음 짧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내야 안타가 많이 나오는 이유다.
    즉, 좌타자가 3루 방면으로 땅볼 타구를 날리면, 안타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생각해보라.
    우타자가 깊숙한 땅볼을 치고 달리면, 1루에서 대개 ‘간발의 차이’로 아웃 된다.
    같은 경우에 좌타자는 세이프가 된다는 뜻이다.
    1루까지의 거리가 ‘한 걸음’ 짧기 때문이다.
    좌타자의 타율이 높은 건 우연이 아니다.

    좌타자가 좌투수를 만나면, 맥을 못춘다.
    왼쪽 타석에선 좌투수의 공이 잘 안 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우타자는 좌투수의 공이 잘 보여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우완 투구가 주류인 가운데 갑자기 좌완을 상대하면, 그 투구의 방향이 헷갈리게 느껴진다.
    따라서 꼭 유리하다고 말할 수 없다.

    즉, 좌타자가 좌투수를 만나면 투구방향이 익숙하지 않은 가운데 공마저 잘 보이지 않아, 이중적으로 불리해지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타자가 1루에 나가더라도, 좌투수는 견제구 던지기가 쉽다.
    1루 쪽을 바라보며 서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루를 쉽게 내주지 않는다.

    주자가 1루에 있는 것과 2루에 있는 것은 전혀 다르다.
    작전도 달라진다.
    그렇기에 미국 야구계 격언에 좌투수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오라고 하는 것이다.
    류현진이 거액의 연봉계약을 맺었던 것도, 그가 좌완이기 때문이다.

    ■ 야구도 한국정치판도 왼쪽이 유리

    ‘기울어진 운동장’은 아니지만, 야구는 분명 왼손잡이에게 유리하다.

    한국의 정치지형도 마찬가지다.
    좌파에게 유리하다.
    스스로 ‘좌파’로 규정하면, 수요를 찾기 쉽다.
    거대한 좌파 문화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좌파 정치인은 지지층 구하기도 쉽다.
    스스로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상대적 박탈감으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다.

    한국은 좌파에 대해 매우 관대하다.
    ▲거짓말 ▲사기 ▲횡령 ▲돈 봉투 ▲위증교사 심지어 ▲이적 행위 도 구렁이 담 넘듯 넘어간다.
    오히려 검찰이 매도된다.

    반면, 우파가 말 한마디 실수하면, 나라가 뒤집힌다.
    그게 현실이다.
    선거전략은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 김경율은 불펜투수처럼 신중했어야

    김경율
    은 선발이 아니다.
    좌타자에 맞서는 맞춤형 불펜 좌완이다.
    그 좌타자들은 정청래 포함 586이다.
    김경율은 불펜에서 좌타자가 타석에 오를 때를 기다려야 한다.

    지금 국힘 내 분란은 불펜 좌완 김경율김응룡 감독 역할 하겠다고 나서서다.
    김경율을 무시하는 게 아니다.
    모든 역할이 다 중요하다.
    큰 경기에선 대주자의 주루 플레이 하나가 승부를 가르게 된다.
    때로는 불펜 좌완은 선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선발은 실점을 3점 이내로 하고 5이닝 이상 던졌으면,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불펜은 실점하면 안 된다.
    따라서 선발보다 더 큰 집중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 신중해야 한다.
    언행도 마찬가지다.

    좌완 김경율은 좌타자 정청래 를 잡으면 된다.
    위협구를 던지려면 정청래 팔꿈치를 향해 던져야 할 것이다.
    덕 아웃에 있는 김응룡 감독을 향해 던질 필요가 없다.

    그의 임무는 좌파 공략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게 좌완 김경율이 할 일이다.

    야구에서 우타 우투만 있으면 불리하다.
    좌타 좌투도 있어야 한다.
    좌완 김경율을 데려온 이유다.

    민경우 비대위원(이하 존칭 생략)도 좌완이다.
    그는 지금 로스터에서 빠진 상태다.
    좌완 김경율이 좌완 민경우에 배워야 할 것은 팀에 대한 애정이다.
    애정이 없으면 이언주처럼 여기저기 떠도는 ‘저니맨’ 이 될 수밖에 없다.

    좌완 김경율은 좌타자 잡기에만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