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징계 완화 지시였는데 비판 제기 안 해"민주적 시스템 미작동" 당내 비판도 안 담아'현근택 논란' 상세 보도한 KBS·SBS와 대조적
  • ▲ 지난 9일 MBC '뉴스데스크'가 최근 성희롱 발언 논란을 빚은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에 대해 병상에 있는 이재명 대표가 윤리 감찰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 지난 9일 MBC '뉴스데스크'가 최근 성희롱 발언 논란을 빚은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위원장에 대해 병상에 있는 이재명 대표가 윤리 감찰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희롱 논란을 빚은 현근택 변호사에 대한 징계 수위를 같은 당 의원과 논의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을 두고 MBC '뉴스데스크'가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전하는 대신 "이대표가 '윤리 감찰'을 지시했다"며 오히려 엄중 대응을 촉구한 것처럼 보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은 지난 10일 배포한 성명에서 "어제(9일) 민주당에선 성희롱 관련 2가지 이슈가 있었다"며 "이재명 대표의 대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고 이번 총선에 출마를 준비 중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희롱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것과, 이재명 대표가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시한 문자 내용이 공개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KBS와 SBS는 상식적으로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를 앞세워 리포트를 구성했다"며 "현근택 부원장이 무슨 발언을 했는지와 이후 어떻게 사과했는지 등 전개 과정과 입장문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고 비교한 MBC노조는 "SBS의 경우 피해 여성의 인터뷰 내용까지 직접 전하며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MBC노조는 "그런데 MBC 기자는 관심을 달리했다"며 "이재명 대표가 병상에서 문자로 정성호 의원과 징계 수위를 놓고 상의한 내용을 앞세우면서 정작 현근택 부원장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는 리포트 중간에 '현 부원장이 지난달 말 송년 술자리에서 한 지역정치인의 비서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두루뭉술 한 문장으로만 정리했다"고 꼬집었다.

    "타사에 비하면 5분의 1도 안 되는 분량이었다"며 "마지못해 한 줄 걸치는 전형적인 축소 보도였다"고 비판한 MBC노조는 "대선 직전 윤석열 후보를 공격하는 뉴스타파의 기사를 확인도 안 하고 베껴서 4꼭지나 보도하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라고 비꼬았다.

    MBC노조는 "MBC 기자는 또 이재명 대표가 측근 정성호 의원과 나눈 문자는 아무런 코멘트 없이 내용만 전했다"며 "누가 봐도 성희롱성 발언을 한 자기 측근의 징계 수위를 낮추라는 지시였고, 정성호 의원도 강경 대응 입장에서 곧바로 태세 전환한 모양새 였으나, 해당 기자는 이런 지적은 하지 않고 리포트 제목(이재명 병상서 감찰 지시)처럼, 마치 이 대표가 엄중 대응을 지시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이 이번 사건을 두고 "민주당에 민주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한 것조차 보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MBC노조는 "'친민주당 방송'이란 비난을 받는 MBC가 현근택 부원장 논란을 빼먹지 않고 보도한 것만 해도 감지덕지할 일일까? 여당 인사가 비슷한 잘못을 저지르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비슷한 문자를 주고받았다면 MBC가 어땠을까 싶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