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문화예술인 신년 인사회서 "문화의 힘, 외교의 큰 위력"블랙·화이트 리스트 겨냥…"정부가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문화예술인들을 만나 업계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비관여 원칙을 고수할 것을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 '2024 문화예술인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K-컬쳐의 주역인 문화예술인들을 격려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윤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문화예술인들과 이렇게 함께 2024년 새해를 열게 돼 아주 기쁘다"며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해 4월 국빈방미 당시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강연에서 K-콘텐츠가 사랑받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정부에서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한 일화를 언급했다.윤 대통령은 당시 강연에 함께 했던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와의 대담에서 문화산업 진흥에 대해 "국가가 나설 문제가 아니다"라며 "개별 국가에서 규제를 먼저 풀어가는 게 소프트 파워를 키울 수 있는 것"이라고 했고 이에 나이 교수는 윤 대통령의 답변을 'A+'로 평가한 바 있다.윤 대통령은 당시 일화를 소개하며 "앞으로도 저희가 힘껏 지원을 하되 여러분이 하시는 일에 대해서는 일절 개입하거나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역대 정부에서 논란이 일었던 문화예술계 블랙·화이트리스트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윤 대통령은 또 국빈방미 당시 백악관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했던 순간을 회고하며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보니 미국 국민들이 우리나라를 좋아하고, 호감을 갖게 된 것이 그 많은 엄청난 행사보다 그 노래 한 소절이 훨씬 컸다는 것을 알았다"고 문화의 힘을 거듭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다시 한번 이 문화의 힘이 외교에서도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깨닫는 그런 계기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노래를 더 열심히 연습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윤 대통령은 이어 "멋진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다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배우 이순재씨는 윤 대통령을 향해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한 지원을 부탁하면서 "2024년 우리나라 국운이 용이 승천하듯 하늘을 찌르고 국민 모두가 신바람 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는 건배사를 제의했다.행사에는 배우 이순재씨를 비롯해 최불암씨와 신현준씨 독고영재씨, 이정재씨, 하지성씨, 가수 김흥국씨 등이 참석했으며, 신수정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유태평양 국립창극단 단원, 리아킴 '원밀리언' 리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 150명의 문화예술인 등이 참석했다.한편, 윤 대통령은 행사를 마친 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2024 신년 음악회'에도 참석했다.음악회에는 국가유공자 및 유족, 다문화 및 한부모 가족, 자살예방활동가, 장애예술인, 장애 아동·청소년, 쪽방 상담소·고용센터 직원, 소방 현장인력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국민들이 초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