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재명 기습 용의자 당적 단정보도 논란"민주당 당원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해MBC노조 "사건 발발 30분 만에 당적확인 의문"
  • ▲ 지난 2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괴한에게 피습당한 사실을 특보로 전한 MBC 뉴스.
    ▲ 지난 2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괴한에게 피습당한 사실을 특보로 전한 MBC 뉴스.
    지난 2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당한 사실을 MBC가 뉴스특보로 전하면서 용의자가 '민주당 지지자'가 아니라는 단정적인 자막을 달아 사실상 '오보'를 냈음에도 이를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MBC의 '팩트체크 시스템'이 망가진 것 같다는 비판이 MBC 내부에서 제기됐다.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은 9일 배포한 성명에서 "피습이 일어난 지난 2일 오전 10시 27분으로부터 불과 30분 뒤에 방송된 MBC 뉴스특보에서 일어난 오보 사태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 한다"며 당시 특보가 전한 두 차례 현장 리포트에서, 용의자가 민주당 지지자가 아니라는 오보가 여러 차례 방송됐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첫 번째 리포트는 '현장에 나와 있는 경찰에 따르면 남성은 현재 묵비권을 행사 중이고 민주당 당원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고 보도했고, 두 번째 리포트는 '피해자에 대해선 아직 정확히 확인된 바는, 공식적으로 브리핑이 나온 것은 없습니다만, 현행범으로 붙잡힌 남성은 아직 묵비권을 행사 중이고 당원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라고 보도했다"며 "도대체 용의자가 묵비권을 행사하는데 당원이 아닌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단 말인가? 현장에 나온 경찰이 민주당원 명부를 실시간 조회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더욱이 사건이 일어난 지 30분도 안된 시점에서 이런 확인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의문투성이의 방송이었다"고 지적한 MBC노조는 "그럼에도 데스크도 부장도 보도국장도 제지하지 않고 12시 낮뉴스와 라디오 뉴스까지 방송은 이어졌다"고 상기했다.

    MBC노조는 "△당시 오전 뉴스특보에는 <용의자 묵비권 행사...민주당 지지자 아냐>라는 굵은 자막이 장시간 노출됐고 △낮 12시 TV뉴스는 '민주당원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으며 △라디오뉴스는 '민주당 당원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며 "이 자막보도는 당시 내근 중인 정치부 기자들이 그래픽실과 자막실에서 자막의 방송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인용부호도 없이 '민주당 지지자 아냐'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한 자막과 관련해 정치팀은 현장 리포트 내용 가운데 '지지자들은 본인들 소속 지지자가 아니라고 얘기를 하는 상황'이라는 기사 내용을 근거로 자막을 뽑았다고 한다"고 밝힌 MBC노조는 "본인들 소속 지지자가 아니더라도 용의자가 민주당 지지자일 수 있는데, 그런 의문을 갖지 않은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지금까지도 경찰의 공식 입장은 피의자 당적을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노조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전원구조 오보' 자막을 내고 생방송에서 이를 언급한 당사자들이 지금까지 징계를 받거나 인사위원회에 불려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반복되는 '특보 오보'에도 팩트체크 시스템은 계속 고장 나 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점도 이상하다. 지금까지 사과방송도, 징계절차도 시작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