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앵커, 오차범위 내 여조 결과 단정적 보도기자는 "차지했다"고 썼는데‥ 앵커가 "앞섰다"로 고쳐MBC노조 "C앵커는 오차범위의 개념도 모르나?" 질타
  • ▲ 지난 2일 'MBC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MBC '뉴스투데이' 방송 화면(상단)과, 이튿날
    ▲ 지난 2일 'MBC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MBC '뉴스투데이' 방송 화면(상단)과, 이튿날 "오차범위 내"라는 표현을 빠뜨렸다고 정정보도한 화면(하단) 캡처.
    MBC가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않았음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앞섰다"고 보도했다 뒤늦게 이를 정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9~30일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MBC는 지난 2일 오전 '뉴스투데이'를 통해 "다음 대선 주자 선호도로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 22%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로 이 대표가 앞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 격차가 6.2%포인트를 초과하지 않는 이상 누가 앞섰다고 말할 수 없다. 두 사람의 지지도 격차는 5%포인트로,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앞섰다'고 전하면 정정보도의 대상이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언론사가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할 때 오차범위 내에서 벌어진 격차를 토대로 순위를 매기거나 특정 후보의 우위를 단정적으로 표현('앞섰다' '제쳤다' 등)하면 안 된다.

    3일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에 따르면 당초 해당 리포트와 앵커멘트를 작성한 A기자는 "다음 대선 주자 선호도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를 차지했다"며 누가 앞섰다는 표현 없이 수치만 사실대로 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내용을 전한 지난 1일 자 '뉴스데스크'에서도 B앵커는 "다음 대선 주자 선호도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22%를 차지해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고 정확히 표현했다.

    그런데 지난 2일 오전 뉴스투데이를 진행한 C앵커는 A기자가 써준 앵커멘트를 수정해 "이재명 대표가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앞섰다"고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MBC노조는 "C앵커는 굳이 기자가 작성한 앵커멘트를 직접 고치는 수고를 감수해가며 이 대표가 앞섰다고 보도했다"며 "이날 아침 MBC 뉴스투데이를 본 시청자들은 MBC의 새해 첫 여론조사 '다음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앞섰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MBC노조는 "공직선거법이 선거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와 보도 기준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만큼 여론조사 결과 수치를 언급할 땐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과거 MBC의 한 기자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차범위 안의 수치를 놓고 특정 후보가 앞섰다고 표현했다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를 받은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같은 기준이라면 C앵커의 멘트도 중징계를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고 우려한 MBC노조는 "C앵커는 최근 고(故) 이선균 배우와 관련한 KBS의 보도를 향해 '어떤 보도 가치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직격한 바 있다"며 "다른 방송을 비판하려면 자신의 방송에 보다 더 정확하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뉴스투데이는 3일 오전 방송 말미에 "어제 방송한 'MBC 여론조사' 결과 보도에 오류가 있어 바로잡는다"며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결과 등을 전하는 리포트를 소개하면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 있음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정정보도했다.

    이에 "혼란을 드린 점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리며, 앞으로 더욱 세심히 살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