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정치 기득권자"… 23년간 민주당 후보만 6번 당선된 '野 안방' 고수"안동·종로·성남분당갑" 요구 묵살… 계양구 산책하며 주민과 소통 나서"이재명, 계양구에 교부금 24억 확보" 홍보자료 뿌려며… 지역 챙기기 주력"이재명·친명중진, 험지 출마해야" 47%… 호남선 52%가 '험지 출마' 찬성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험지 출마 요구를 두고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친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가 고향인 경북 안동에 출마해야 한다는 비명(비이재명)계의 주문에 반발하는 모습이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지금 당 대표가 안동 지역구에 가게 되면 거기서 전력을 다해야 될 것 아닌가"라며 "당 대표를 그냥 안동에 가둬 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명계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 대표를 "우리나라 정치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득권자 중 한 명"으로 규정하며 "고향인 안동에 출마하면 나도 당이 가라고 하는 곳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 의원은 "이원욱 의원도 잘 아는 사이지만 그래도 3선 중진 아니냐. 좀 격 있게 했으면 좋겠다"며 "재산 1만원 갖고 있는 사람이 재산 1억원 갖고 있는 사람하고 우리 재산 다 걸고서 '단판승부 한번 해보자'와 같은 이야기가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를 향한 험지 출마 요구는 친명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친명 안방, 비명 험지'로 방향을 잡았다가는 총선에서 100석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며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현재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과 아무런 연고가 없다. 민주당이 지난해 6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였던 계양을에 이 대표를 전략공천했을 때 당 내에서조차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선거 유세 중 지역주민으로부터 "계양이 호구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인천 계양을은 선거구가 생긴 2000년부터 민주당 후보가 내리 여섯 번 당선된 곳이다. 의원 당선 직후부터 자신의 사법리스크로 당내 혼란을 야기한 이 대표가 텃밭인 계양을에 재출마할 경우 '편하게 선거를 치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출마 가능성이 있는 험지로 서울 종로와 성남 분당갑도 거론된다. 종로는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이 있고, 분당갑은 성남시장을 역임한 이 대표와 연이 깊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종로와 분당갑은 각각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지역구다.

    여론은 이 대표의 험지 출마에 긍정하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가 이 대표를 비롯한 친명계 중진을 향한 야권의 험지 출마론이 '적절한 요구'라고 응답했다. '적절하지 못한 요구'라는 응답은 35%였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9%였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호남지역에서 험지 출마론에 긍정 의견이 과반인 52%(부정 25%)로 나타났다. 이 외 지역에서도 이 대표의 험지 출마에 긍정 의견이 부정 의견보다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사실상 인천 계양을 출마에 뜻을 굳힌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이재명'에서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계양구 일대를 산책하며 주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2023년 하반기 계양구 학교 교육시설 환경개선을 위한 교육부 특별교부금 24억4500만원을 확보했다"는 내용의 홍보자료를 배포하며 '지역 챙기기'에 힘썼다.

    민주당 총선기획단장을 맡은 조정식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험지 출마론'과 관련 "당내에서 그런 검토가 논의되는 것은 없다. 저희들은 이미 마련된 '시스템 공천' 틀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무선 RDD 100%,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 걸기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