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은행 갑질 많아… 독과점 시스템 경쟁 만들어야"與 총선 앞두고 정책 이슈 주도… 정부 정책 발맞추며 지원유의동 "시중은행 별다른 혁신 없이 매년 억대 이익 거둬"
  • ▲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메가시티 서울'과 '공매도 한시 금지'에 이어 은행권을 저격하며 연일 민생정책에 열을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을 겨냥해 '독과점'이라고 지적하면서 은행권의 이자 초과이익 환수 등 다각도 정책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시중은행들은 별다른 혁신 없이 매년 역대 최대 이익을 거두고 있다"며 "지난해 은행권 당기순이익은 18조5000억원에 달했고, 올 상반기에만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유 정책위 의장은 이어 "시중은행들의 중저 신용대출 비용은 감소하고 있고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서민금융, 새희망홀씨의 재원은 2019년 3조8000억원을 정점으로 매년 줄어들어 지난해 2조3000억원에 불과했다"며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대기업 대출은 늘리면서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은 큰 폭으로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과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활동은 축소하면서, 300~400% 성과급을 지급하고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원 넘는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한 유 정책위 의장은 "이러니 우리 국민은 은행의 이자장사에 불만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마포구의 한 북카페에서 열린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우리나라 은행은 갑질을 많이 한다"며 "이런 독과점 시스템을 어떤 식으로든 경쟁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금융권 사업을 몇 개 되지 않는 대형은행이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코로나로 인한 점포 폐쇄 등 소외계층이나 서민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최근 단순히 경쟁 상대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비판보다 정책에 기조를 맞추며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 등 '메가시티 서울'과 '공매도 한시적 금지' 정책을 내놓았다. 최근 주택 '영끌'(영혼까지 끌어올린다) 매수 기조로 은행권의 이자 초과이익에 따른 문제가 떠오르면서 여권이 정부 정책에 발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이슈 선점에 한 발 늦으며 국민의힘 정책 비판에만 몰두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동안 대출은 여러 상황 속에서 크게 늘었고 그 사이에 외생적인 요인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다"며 "그러다 보니 이자수익을 중심으로 금융권, 특히 은행이 굉장히 막대한 수익을 올리게 됐다"고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이어 "소위 말해 이용하는 중산·서민층 민생은 어려운 상황에 있고 이에 대한 은행을 향한 시선이 굉장히 곱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을 금융권이 엄중히 인식해야 하고, 최근 움직임을 보면 그런 상황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상생금융 차원에서 특히 어려운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을 낮춰주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6일 "올해 은행 이자이익이 60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만 비교해 보면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를 합친 것보다 크다. 은행이 어떤 혁신을 했길래 60조원의 이자이익을 거둘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어 "2020년 이후 600개 가까운 은행 점포가 사라졌다"며 "어려운 시기에는 금융소외계층의 접근성이 점차적으로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는데도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60개 넘는 점포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